암호화폐 시장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가 하루에만 3%(S&P500 +3.06%)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영국 정부의 감세안 철회로 국채금리가 소폭 내린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면서 하루 만에 10% 뛰었다.
5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날보다 3% 상승한 2만190달러를 기록했다. 이틀간 5.2% 상승하며 다시 일주일 만에 2만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더리움(+2.5%)과 바이낸스코인(+3.1%) 리플(+4.5%) 솔라나(+3.3%) 등도 상승했다. 이날은 도지코인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도지코인은 이날 새벽 1시께 머스크 CEO가 트위터 측에 다시 인수를 제안한 사실이 밝혀지자 9.9% 급등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장은 증시에 따라 움직였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소득세 최고세율(45%) 폐지 계획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영국 국채금리는 10bp 이상 내렸다. 유로존과 미국 국채금리도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실물경제 위축 신호가 나타나면서 Fed의 긴축이 연말로 끝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암호화폐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발표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시장 예상치(52)를 밑돌았다. 특히 고용지수가 48.7로 전월 54.2에서 급락하며 위축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중 미국의 일자리수가 7월에 보고된 1117만개에서 10% 감소한 총 1005만 개라고 발표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월가는 Fed의 전환이 12월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론이 제기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몇주동안 6000달러 부근에서 안정을 유지하다가 50% 하락하면서 3200달러로 곤두박질친 2018년 9~10월과 비슷한 흐름"이라며 "지금도 3개월째 2만달러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달러 지수와 반대로 움직여왔다는 점을 근거로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운용사인 스택펀드의 매튜 딥 최고운영책임자는 "추가하락이 분명해보이지만 15%~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2018년과는 달리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이 생기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변동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더블록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주요 거래소 내 비트코인(BTC) 선물 거래량이 1조5000억달러를 기록해 다시금 1조달러를 돌파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상한 듯 암호화폐 채굴회사들이 잇달아 비트코인을 매각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채굴사인 라이엇 블록체인은 지난달 300개의 비트코인을 매각해 610만달러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채굴사인 클린스파크도 지난달 380비트코인을 매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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