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가 방사능 폭탄 쓸듯"…확전 빌미 찾나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서방국가 국방부 장관과 연달아 통화하며 대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방사능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확전의 빌미를 마련하려는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전화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5개월여 만에 통화를 했다.

쇼이구 장관은 같은 날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과 연이어 통화했다. 이 같은 통화는 러시아 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장관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더티밤(Dirty Bomb)'을 쓸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방사능 무기의 일종이다. 다만 쇼이구 장관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서방국가는 쇼이구 장관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윌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가 근거 없는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추가 도발의 빌미로 삼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열세에 놓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했다. 이날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박격포와 다연장 로켓포를 발사해 우크라이나 북부 6개 마을과 전력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고 민간인 5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인프라스트럭처부는 이날 러시아가 흑해 곡물 합의에 따른 식량 선적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성명에서 "이 때문에 최근 항구의 선적량이 가능 용량의 25~30%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