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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 한달 채굴해도 만원 남짓"…수지타산 안 맞는 웹3 프로젝트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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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타산 안 맞는 헬륨…"참여 유인 사라져"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웹'을 꿈꾸던 일부 '웹 3(Web 3)' 프로젝트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들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는 토큰 시스템이 그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참여자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참여자 입장에서는 토큰 가격의 하락으로 수지타산이 안 맞아 생태계에 참여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사진=헬륨 공식 홈페이지

특히 웹3 생태계에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탈중앙화 통신 네트워크 프로젝트 헬륨(Helium, HNT)이다. 헬륨은 핫스팟 구축의 부담을 채굴자에게 분산시킨 '저가 무선 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등장했다.


와이파이는 장비 설정 및 커버리지가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고, 이동 통신망은 높은 비용과 많은 에너지 소모라는 단점이 있으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비용을 절감해 사물 인터넷 기술 보급의 큰 걸림돌을 해결한다는 컨셉이다.


이로 인해 헬륨은 '사람들의 네트워크(The People's Network)'라는 슬로건으로 통신업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꿨으나 최근 채산성 저하, 토크노믹스 붕괴, 재단의 부실한 대응 등이 헬륨 생태계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헬륨, 한달 채굴해도 만원 남짓…투자금 회수 어려워"


헬륨의 총 발행량은 2억2300만여개로 현재 유통 중인 수량을 제외하면 앞으로 발행될 HNT는 약 1억개다. 이중에서 채굴자에게 할당된 헬륨의 양은 선형적으로 감소해 공급이 끝나는 2030년까지 채굴자 몫으로 할당된 HNT는 약 3500만여개로 추산된다.

헬륨 발행 일정 / 사진=코인개코

이와 관련해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핫스팟 96만여개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2030년까지 채굴기 하나당 얻을 수 있는 HNT는 약 36개다. 대표적인 헬륨 채굴기기 '밥캣300(BOBCAT300)'이 429달러에 판매되는데, 헬륨으로 평생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은 HNT 36개에 해당하는 153달러 밖에 안된다"라면서 "헬륨 채굴은 앉은 자리에서 투자금을 반토막 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HNT 채굴량은 2년에 한 번 반감기가 있으며, 가장 최근 반감기였던 작년 8월 순 발행량이 월 500만 HNT에서 현재 250만 HNT로 감소했다. 현재 기기당 평균 월 2.5개를 채굴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내년부터 1.25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에서 핫스팟을 운영하고 있는 익명의 헬륨 채굴자는 인터뷰를 통해 "한달 내내 채굴해도 보상이 만원 남짓"이라며 "안테나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저층일 경우 신호 교환이 어려워 채굴이 거의 불가능하다. 나라별로, 또 한국 내에서도 지역별로 채굴 편차가 커 서울권 외에는 아직 희망이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헬륨 가격이 고점 대비 12분의 1토막이 났다. 채굴 투자의 핵심은 '페이백 기간'에 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데 몇 년이 걸릴지 가늠할 수가 없다"면서 "지역 내 채굴이 활성화되거나 헬륨 가격이 오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채굴기 재판매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마땅히 없다고도 전했다.


내부자 중심 토크노믹스 논란…"'공정' 가치 내세운 헬륨은 어디로"


헬륨은 채산성 뿐만 아니라 내부 경영자들의 태도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달 말 포브스는 초창기 헬륨의 수익성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헬륨 내부 관계자들이 대량으로 HNT를 채굴했다고 폭로했다.


포브스는 내부 관계자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30개 디지털 월렛을 식별한 후 이들 월렛이 2019년 8월 네트워크 출시 후 350만 HNT를 채굴했다고 분석했다. 6개월 만에 전체 HNT의 4분의 1 이상이 내부자에 의해 채굴된 것이다.


리 레이너스 듀크 파이낸셜 이코노믹스 정책 이사는 "헬륨은 미래 가치를 믿는 평범한 사람들을 희생시켜, 창립자와 초기 투자자를 풍요롭게 만드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헬륨 핫스팟당 월 평균 수입 / 사진=포브스

헬륨은 네트워크의 신조 중 하나가 '공정(fair)'이라고 홍보해온 것과 달리 헬륨의 토크노믹스는 발행되는 HNT의 3분의 1이 경영진과 내부자에게 할당하도록 설계돼있다. 헬륨 재단은 퍼블릭 토큰 세일에서 확보한 추가적인 물량을 커뮤니티에 공개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미르 할림(Amir Haleem) 헬륨 공동창립자는 "초기 절반에 가까운 핫스팟이 직원, 가족 및 친구에게 배포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숫자들 중 어느 것도 나에게 불합리하거나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가 물량 확보 비공개에 관해서는 "왜 우리가 무엇이든 공개해야 하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자금을 투자했다"고 그는 답했다.


해당 보도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으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14일 현물 거래 마켓에서 HNT/BTC, HNT/USDT 등 헬륨 거래 페어 일부를 상장 폐지했다.


이에 스캇 시겔(Scott Sigel) 헬륨 파운데이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바이낸스가 HNT 거래 페어를 상장 폐지할 근거가 없다. HNT의 무결성은 변함이 없으며 거래소가 HNT 거래 페어를 재상장하기를 바란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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