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와 점차 다른 길 갈 것
반감기 기대감에 강세장 예측"
2만弗 안정화에 활용도 커져
美·英서 송금·일상결제 서비스
비자·마스터카드 결제시스템 준비
비트코인은 지난 25일 모처럼 전일 대비 8% 넘게 오르면서 2만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한 달여간 1만9000달러 선에서 턱걸이하며 횡보하다가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투자자들은 '루나 사태'의 여파가 지속된 지난 6월 이후 1만900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조심스럽게 '바닥론'을 제기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년 2분기부터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이 25일 급등하면서 2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02.5를 기록하며 시장예상치(106.3)를 밑돌자 가계 소비심리가 악화돼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를 의식한 Fed가 금리인상폭을 조정할 것이란 얘기다. 이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인상폭이 0.7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꼽히는 마크 유스코 모건크릭캐피털 대표는 "올해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나타냈지만 앞으로는 점차 다른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암호화폐의 가치는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성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4년 초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2023년 2분기부터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놨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유스코 대표는 2012년과 2016년, 2020년에 세 차례 반감기가 찾아오기 9개월 전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크리스 딕슨 안데르센 호로위츠 공동창업자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낸 논평에서 "'크립토윈터(암호화폐의 겨울)'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봤지만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여전히 사용자를 확보하는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기업가와 개발자의 활동을 본다. 이것이 핵심 지표"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2만달러 선에서 안정화되자 오히려 그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인터넷은행 레볼루트는 지난 1일부터 보유한 암호화폐를 레볼루트 카드를 이용해 일상 결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세계 최대 송금기업인 웨스턴유니온은 20일 미국 특허청에 암호화폐 관련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블록웍스는 "웨스턴유니온이 그동안 블록체인 사업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으나 국제 송금사업의 경쟁 심화로 마침내 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비자도 22일 미국 특허청에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상표를 출원하면서 "레저 목적의 가상환경에서 쓰려는 목적"이라고 밝혀 메타버스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를 오간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과 연계된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비자는 결제금액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현지 법정통화로 바꿔 판매자 은행 계좌로 전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 기업인 팍소스와 함께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인 '크립토 소스'를 선보였다.
노르웨이에서는 공공기록보관소인 브로뇌이순 레지스터 센터가 메타버스인 '디센트럴랜드'에 가상 사무실을 개설했다. 센터 측은 메타버스 사무실에서 디파이와 NFT 관련 세제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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