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日보다 2배 이상 높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자금시장 불안이 이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2017년 11월 14일 71bp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의 최고치(57bp)를 웃돌았다.
CDS는 채권이 부도날 경우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국 정부의 외평채 부도 우려가 커질수록 보험료 성격인 CDS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지난 9월 초 30bp대였던 CDS 프리미엄은 2개월간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기준 일본(31bp) 독일(27bp) 등 선진국의 두 배가 넘는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AA'로 'A+'인 일본보다 두 단계 높다. 높은 국가 신용등급에도 한국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속되는 무역수지 적자와 최근 자금시장 경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이 일본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준거자산이 국채인 일본과 달리 달러 표시 외평채여서 환율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자금시장이 경색된 것도 CDS 프리미엄 오름세를 키운 요인이다. 회사채 투자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AA-급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는 1.395%포인트(10월 31일 기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3일 이후 13년 만에 1.4%포인트에 육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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