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긴축 속도 조절할 경우 증시 회복 가능성"
"은행 당기순이익, 올해 수준 내년에도 유지할 듯"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내년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자금시장 여건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금융시장 및 은행 산업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통화긴축의 영향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는 전년 말 대비 23.8%, 지난해 최고점(2021년 7월 6일 3305.22포인트) 대비 31.4% 떨어졌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 연구실장은 내년에도 증시가 하락장을 이어가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전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주요국이 통화정책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경우 하반기 증시는 소폭 회복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경색이 나타나는 단기 자금시장의 경우 내년에도 유동성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자산 가격 조정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 있다"며 "단기 유동성 리스크 관리와 모니터링 지속도 요구된다"고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해 수익원 다각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자 이익에 따른 수익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이자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내년 국내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4%를 기록해 올해 6.9%보다 2.9%p 낮아질 것으로 봤다.
서 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가계 및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실물경기 부진에 따라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내년 국내 은행은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견조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 부문의 수요 급감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금 조달 문제 발생 등에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대출 증가세와 잠재적 부실기업의 증가,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 등 다양한 잠재부실이 많은 상황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채권시장 경색 및 고환율, 고금리 추세는 은행의 자금조달 우려를 키울 수 있다"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단기 및 중기 여신 전략을 재설정하고, 구조조정 및 리스크 관리 강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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