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에 1400원을 넘어 1500원에 육박하던 '킹달러'의 강세가 누그러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달러 하락세를 전망하며 달러 매도를 추천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38개국 중 18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내년도 2분기에는 추가적으로 10개국에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G-10 통화에 대한 달러 매도를 "2023년 최고의 투자 아이디어"로 꼽았다. UBS는 이것이 투자 보다는 "달러 매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의 영역이라고 언급했다.
UBS는 "수년간의 금리 인상으로 전세계적으로 헤지되지 않은 달러 축적이 발생했다"며 "달러 인덱스가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미래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달러를 매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의 세계적인 투자 정보사 BCA리서치도 UBS의 의견을 인용해 "장기투자자들은 강세에 따라 달러를 팔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BCA리서치의 외환 전략가 체스터 은토니포는 고객에게 보낸 노트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의 경제활동 증가 등의 요인들이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달러 약세에 대한 스탠스가 마련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2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최근 몇주간 파운드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가 9일 한때 109.366까지 하락, 9월20일 이후 약 7주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원달러 환율은 환율은 이번 주 들어 3거래일 연속 두 자릿수대 내림세를 기록하며 전날까지 60원 넘게 급락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주 긴축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서 내년 1분기에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면서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강경한 금리 인상이 초래한 달러의 강세가 3개월에서 6개월 사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반면 달러가 단기적으로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네덜란드의 금융기관 ING는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며, 연준의 피봇 정책만으로는 달러 하락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ING는 "2023년 2분기까지 5%의 수익률을 올리는 달러에 몰리는 돈을 끌어내기 위해선 유로존이나 중국의 성장 견인 요인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경우 연준이 금리를 더 인상한다면 달러의 하락은 더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 또한 향후 3개월 동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며 특정 G-10 통화만 6개월 이후에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나영 기자 nan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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