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내년 물가상승률이 상당한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예상만큼 물가가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은행 UBS는 1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공급 병목이 해소되고 있고 재고는 늘고 있다"며 "수요 둔화와 함께 내년에 상당히 가파른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달리 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을 뜻한다.
UBS는 "결과적으로 헬스케어와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정보기술(IT) 업종 매수를 추천한다"며 "반면 에너지와 산업, 금융주는 매도할 시점"이라고 했다.
UBS는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틀린다면, 주가 급락을 경험할 것"이라며 "S&P500지수는 2550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은 골드만삭스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내년 2.9%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최근 지표인 PCE 인플레이션은 근원 기준으로 5.1%였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근원 수치는 내년 중반까지 3.5%로 낮아질 것"이라며 "내년 말엔 2.9%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 수치는 월가의 예상치 평균인 2.7%보다는 높다.
골드만삭스는 또 "월가의 물가 예상치 평균이 너무 낮다"며 "미 중앙은행(Fed) 입장에서 물가상승률의 급격한 둔화와 목표 복귀(2%)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떨어지더라도 상승률 자체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Fed가 긴축 정책을 꽤 오래 유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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