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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코인은 마이너스 79%"…1년 버틴 코린이 보고서 [이민재의 쩐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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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가볍고도 무거운 돈에 대한 이모저모 '쩐널리즘'
1년 만에 비트코인 4분의 1 토막
5명 중 1명은 위기에도 가상자산 보유중


※ 아래 내용은 여러 가상자산 투자자와 전문가들 이야기를 편집, 정리한 내용입니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마이너스' 입니다. 마이너스 70%는 넘어야 이야기에 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옵니다.


불과 1년 만에 가상자산에 대한 온도 차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11월 업비트 기준으로 8천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지금 2천만원 대로 떨어졌습니다.


버티기와 물타기를 거듭해보지만 '손절' 아닌 '익절'이 쉽지 않습니다.


18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가상자산 위기에도 5명 중 1명은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2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40대 23%, 20대 20% 수준입니다. 10명 중 1명은 1천만원 이상을 투자했고 비트코인에 46% 이상 쏠려 있었습니다.


코린이(가명)씨도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갇힌 투자자 입니다. 그의 1년간 행적을 더듬어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2021년 11월 '비트코인 7천만원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졌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가시질 않았는 데다가 중국 헝다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미국 월가에서는 자산시장에서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집니다. 가상자산은 전통 자산시장인 증시 등과 차별화를 보인다고 했는데, 어찌된 일지 동조화가 갈수록 심한 모습입니다.


여러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지만 가상자산이 주류로 진입하면서 생기는 잡음이라는 의견과 올해 비트코인이 61% 성장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이라는 분석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Meta)가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관련 시범 서비스를 하고 대체불가토큰(NFT)는 지난해와 비교해 14만%, 탈중앙금융(Defi)는 1천% 넘게 성장했다고 합니다.


● 2022년 3월 '비트코인 5천만원대'


아직 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정책 이슈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윤석열 정부는 가상자산과 NFT 등 가상자산사업 정책을 총괄하는 디지털산업진흥청을 설립하고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간간히 들리는 불공정 거래나 해킹, 시스템 오류 등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위메이드가 매출에 넣었던 위믹스 유동화 자금 2,225억원을 매출에서 제외 하면서 규정의 미비점과 회계 기준 모호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점차 다듬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금융시장에서 만든 진보적인 상품과 가상자산이 맞물려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과세 시점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영향도 줄어들고 골드만삭스가 투자은행(IB) 중 처음으로 비상장 가상자산 옵션 거래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글로벌 기관과 기업들의 관심이 늘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 2022년 5월 '비트코인 3천만원대'


테라-루나 사태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느새 비트코인 가격은 4천만원 대마저 내줬습니다. 8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불과 반년 만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대항마로 불리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간 순간이었습니다.


테더 등 다른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법정화폐 자산이 담보로 충분한지 확인하고 있다니 지켜봐야겠습니다. 테더에서 일시적으로 1달러 가치가 깨져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관련해서 자금 유출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테라 생태계에서 사업을 하려했던 컴투스는 C2X 코인 메인넷을 테라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되는데 제2의 테라-루나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22년 8월 '비트코인 2천만원대'


이제는 비트코인이 2천만원 대로 내려앉았습니다. 테라-루나 사태 여파가 상당합니다.


글로벌 주요 가상자산 사업자인 보이저, 셀시우스, 3AC 등 몇몇 업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계속된 폭락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들이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쇄 부도에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라 파산 절차를 밟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지만 투자와 대출로 여러 업체들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불안해집니다.


올해 초에 이야기되던 가상자산 제도 마련은 아직 큰 진전은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 명령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했으니 이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상자산업계 부실이 이렇게 커지니 지원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생기는 것은 좋지만 이로 인해 탈중앙이 기조인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헤칠까 걱정입니다.


● 2022년 11월 '비트코인 2천만원대"


1년 만에 4분의 1 토막이 날지는 몰랐습니다. 시장 반등을 위해서는 테라-루나 사태 변한 투자 심리를 바꿀 제도가 필요하다는데, 그게 만들어지기도 전에 또 다른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세계 3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며칠 만에 발생한 일입니다. 역시 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 측에서 FTX 측이 발행한 가상자산인 FTT를 매도하겠다고 밝히자 코인런이 발생했습니다. SNS를 통해 짧은 시간 이들이 의견을 교환한 게 이렇게 파장이 클지 몰랐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공포에 휩쌓였습니다.


바이낸스가 인수를 위해 검토에 들어갔지만 몇 시간 만에 능력 밖이라며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후 바이낸스는 검토를 하자 마자 문제가 크단 사실을 바로 알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시장에서는 FTX 측이 FTT를 담보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게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채권자 등 피해자가 2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FTX에 자산이 묶인 투자자들은 FTX 매각이 실패하면 기나긴 법정 싸움을 통해 일부 돌려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말 그대로 시계 제로입니다.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FTX와 관계 있는 제네시스 대출 유닛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 상환과 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제네시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제미니 언(earn) 서비스와, 고팍스 고파이도 출금을 일시적으로 막았습니다.


다른 거래소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거래소 비트코인 잔액이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바이낸스 등 몇몇 거래소들은 준비금 증명을 도입하고 코빗은 보유자산 내역을 공개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위메이드의 위믹스가 유통량 불확실성 문제로 닥사(DAXA)로부터 투자유의종목 지정을 받았습니다. 다음 주 24일에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 날지 모르겠습니다.


기관 투자가들은 가상자산을 투자 자산에서 제외하고 정부는 1차적으로 규제 위주의 법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어 증시, 채권 등 다른 자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나마 최근 주요 경제 지표가 물가 고점설에 힘을 실어줘 안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 코인 수익률은 마이너스 79% 입니다.


이민재 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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