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화폐루나사태 이어 격랑 속으로
위메이드 "업비트의 슈퍼 갑질"
국내 5대 거래소 "신뢰 위한 조치"
위메이드 계열 3사는 주가 하한가
게임사 발행 코인도 일제히 하락
암호화폐 관련 규제 도입 앞두고
거래소의 '코인 군기잡기' 관측도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유통량 허위 공시를 이유로 암호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위믹스 발행사이자 게임회사인 위메이드와 계열사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의 주가가 25일 모두 하한가로 마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는 이날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 주가는 가격 제한폭(29.89%)까지 떨어진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에 상장된 위메이드맥스(-29.92%), 위메이드플레이(-29.93%)도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주가 급락으로 위메이드 시가총액은 약 5678억원이 증발했다. 이 여파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사 컴투스홀딩스(-6.38%), 컴투스(-2.64%), 카카오게임즈(-3.71%) 주가도 하락했다.
위믹스는 지난달 27일 허위 공시를 이유로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5개 거래소에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위메이드가 업비트에 제출한 계획(2억4596만6797개)보다 29.45% 많은 3억1428만1502개를 유통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는 이례적으로 지난 10일과 17일 두 차례 투자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한 끝에 상장폐지(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장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번 일은 위믹스 유통계획에서 시작됐다"며 "우리가 (유통계획을) 제출한 곳은 업비트 한 곳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4주 전 유통량과 관련해 문제가 됐을 때 업비트에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또 "업비트는 가상자산이라는 사회적 재산을 다루는 회사"라며 "이런 회사가 불공정한 갑질을 하는 행위는 사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위메이드는 거래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통해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DAXA 관계자는 "DAXA 출범 이후 5대 거래소 대표들의 전원합의체로 상장을 폐지한 첫 사례"라며 "어느 한 거래소 대표가 특정 입장을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장 질서를 업계가 스스로 바로잡아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미 유통량 공시 가이드라인을 위메이드 측에 제시했고 이는 위메이드도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위법 소지가 크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DAXA는 상장폐지를 알리면서 전자공시시스템(DART)상 위메이드의 공시와 자체 발표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DART에 허위 공시를 했다면 자본시장법상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위믹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금융당국에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필요한 '투자계약증권'인데도 임의로 상장해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믹스가 증권으로 판명 나면 미신고 증권 거래 행위로 발행자뿐 아니라 거래소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넷마블이 발행한 암호화폐 마브렉스(MBX), 컴투스의 C2X,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네오위즈홀딩스의 네이핀 등 P2E 방식의 게임사 암호화폐가 증권성을 갖는다는 지적이 많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슷한 구조를 지닌 다른 게임사 프로젝트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MBX와 보라, 네오핀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위믹스를 시범사례로 삼아 '코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비트 관계자는 "다른 코인들도 같은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상장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진우/이승우/심성미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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