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 신현성 구속영장…檢, 증권성 입증 자신감 붙었나
검찰이 암호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본 검찰의 판단이 법원에서도 인정될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지난 29일 신 전 대표를 포함해 총 8명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신 전 대표 등 4명은 테라·루나의 초기 투자자, 나머지 4명은 테라·루나와 관련한 기술 개발인력이다.
이들은 스테이블 코인(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인 테라와 자매 코인인 루나가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되고, 테라를 예치하면 20%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가격 폭락 사태 후 이들이 내세운 암호화폐 설계방식 자체가 사기라는 의혹이 증폭돼 수사를 받아왔다. 신 전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발행된 루나를 보유하다가 가격이 폭등한 뒤 매각하는 식으로 1400억원대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테라폼랩스 등 별도 법인에 유출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도 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신 대표 등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증권성이 인정되지 않아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수 없었다.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내세워 테라·루나 사건의 관계자를 기소하고 처벌로까지 이어진다면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진성/이광식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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