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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도 끄떡없는 美노동시장…파월, '꽃놀이패' 공개하나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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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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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7일 공개연설서 뜨거운 고용지표 평가할듯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부터의 일입니다. 질문 하나 받지 않고 매파적 연설문만 읽고 나간 잭슨홀 회의 때의 비장한 모습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작정하고 시장에 자중하라고 버럭한 11월 FOMC 때의 모습은 오간 데 없습니다.


본인이 그린 그림대로 연착륙 쪽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3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노동시장은 너무 뜨겁습니다. 아니 펄펄 끓고 있다고 해야할 정도입니다. 긴축강도가 더 세지고 통화정책 전환(피벗)은 영영 더 멀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용보고서로 인해 파월 의장의 '빅픽쳐'가 바뀌었는 지 궁금합니다. 때마침 7일 파월 의장이 워싱턴경제클럽에서 대담을 합니다. 이 때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는 지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는 파월 의장의 '빅픽처'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주요 이슈와 일정을 정리하겠습니다.


'중·꺾·마' 아닌 '중·꺾·서'


파월 의장은 2월 FOMC에서 또 하나의 어록을 만들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뜻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입니다.


파월 어록의 이 신조어 때문에 "두어번 이상 추가 금리인상"이나 "연내 금리 없다"나 "최종금리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매파적 발언은 모두 묻혔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연초 증시가 오른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나 시장과 Fed의 관점 차이를 용인하는 톤의 말과 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습니다.


그래도 파월 의장은 '기승전서'였습니다. 기존의 '기승전 인플레'의 변형 버전입니다. 기승전 서비스 인플레로 세분화했습니다. 지난해 12월 FOMC나 11월 브루킹스연구소 연설 때부터 반복하고 있는 얘기입니다.


그의 말대로 디스인플레가 시작도 하지 않은 채 요지부동입니다. 7월에 떨어질 기미를 보이다 재차 올랐습니다. 파월 의장의 18번 중 하나인 "한두 달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지 않겠다"는 좋은 예시입니다.


파월 의장이 '최애'하는 데이터


매달 나오는 고용보고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1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은 닳아 오르고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신규 일자리가 예상치(18만7000개)의 3배 수준인 51만7000개였습니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역대급으로 뜨거운 노동시장에서 반가운 지표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율이었습니다. 파월 의장도 중요하다고 언급한 그 지표였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습니다. 컨센서스(4.3%)보다 약간 높았지만 작년 12월(전년 대비 4.8% 증가)보다 둔화폭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신규 일자리는 그토록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길 갈구해온 식당, 호텔, 병원 등에서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인플레 정국에선 호재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노동시장이 뜨겁긴 하지만 코로나19로 노동공급이 모자란 대면 서비스 분야에서 빡빡한 수급이 풀리고 있습니다. 서비스 인플레의 핵심인 임금 상승율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평균 임금 상승율이 높아졌다면 시장의 실망감은 더욱 컸을 겁니다. 시장이 바라던 최선의 결과는 아니어도 차선 또는 차차선 정도는 된다는 얘기입니다.


파월 감시자도 교체될 듯


파월 의장과 함께 보조를 맞추던 Fed의 2인자도 교체됩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은 실세 중 실세입니다. 뼛속까지 민주당원으로 당내 지분도 있고 백악관의 신임도 두텁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중 국가 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발탁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경제수석 자리입니다.


그동안 브레이너드의 역할은 사실상 Fed의 파수꾼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이 득실하던 Fed 이사회에서 민주당의 목소리를 지켜주는 일을 했습니다. 특히 공화당원 출신인 파월 의장은 견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었습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신임 이사진 3명이 합류해 민주당의 위세가 더 강해졌습니다. 파월 의장의 영원한 동반자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중도하차하지 않고 유임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런 좋은 상황에서도 파월 의장은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표정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겁니다.

파월의 빅픽쳐 수정하나

시장에서 가장 궁금한 건 파월 의장의 속내입니다. 1월 고용보고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1번입니다. 노동시장이 뜨거우니 긴축강도를 더 올려야 한다고 생각할 지, 그래도 디스인플레이션 기미가 보이니 연착륙에 신경을 쓸 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시간으로 7일 오후 12시40분에 워싱턴경제클럽 초청 행사에 나옵니다. 그 자리에서 워싱턴경제클럽 회장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창업자와 대담을 합니다.


1월 고용보고서 때문에 흔들리고 있지만 분명 끝이 있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낭떠러지를 피하고 깔딱고개를 지났지만 아직은 비탈길입니다. 경기는 둔화될 것이고 인플레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심각한 경기침체로 인해 인플레가 잡히는 그런 시나리오 가능성도 작아지고 있습니다.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해 현 시점이 섣불리 투자하기 위험한 시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온갖 비판을 다 듣고 있는 파월 의장의 표정은 밝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당분간 파월 의장의 발언과 서비스 인플레이션 수치에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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