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만에 4% 넘게 상승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8일 SK하이닉스는 4.52% 오른 9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1.94% 오른 6만31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회사채 발행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4일 1조3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021년 2월 LG화학이 발행한 1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2조585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기존 7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SK하이닉스는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민간 채권평가기관 평균 금리(민평)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되는 '언더 발행'에도 성공했다. 기관투자가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낮은 금리에 주문을 넣은 결과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유상증자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며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금리가 형성돼 이자 부담 규모도 시장 우려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챗GPT'가 촉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AI 구현을 위해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데, GPU에는 고가의 D램이 장착된다"며 "빅테크 간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D램 업황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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