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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대銀 체제는 정부 통폐합 결과…'과점 비율' OECD 중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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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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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3개銀 점유율 60% 초반
OECD 34개국 중 23위 그쳐

숫자 늘리면 '쏠림' 줄겠지만
건전성 악화 부작용 가능성도
'이자 장사' 과도 비판 많지만
ROA 등 수익성 美에 훨씬 뒤져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돈 잔치' 배경으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과점 체제를 지목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 시장을 과점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단순히 은행 수가 늘어난다고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등 소비자 편익이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 또한 있다. 오히려 과당 경쟁에 따른 은행 건전성 악화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등 금융 안정성만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터넷銀 효과…가계대출 경쟁 늘어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산업 집중도는 총자산 상위 3사의 점유율 합산 비율(CR3)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이 23위, 시중은행은 18위였다. 평가위는 "OECD 회원국 중 중하위권으로 집중도가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집중도는 완화하는 추세다. 가계대출 시장 집중도 비율(CR3)은 2018년 63.8%에서 2021년 61.9%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총대출 시장 집중도도 62.0%에서 61.9%로 내려갔다. 은행과 같이 예금·대출 업무를 하는 저축은행까지 포함하면 은행업 집중도는 더 떨어진다. 상위 1개 사업자의 점유율(CR1)이 50% 이상이거나 CR3가 75% 이상일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하는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시장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재의 5대 은행 체제가 정부 주도 은행 통폐합의 결과물이란 의견도 많다. 국내 시중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 26개에 달했는데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거치며 12개까지 줄었다.


○공공성 압박에 수수료 못 받아


미국 4대 은행(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의 주요 경영지표와 비교하면 국내 5대 은행의 수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웃돈다. 50~60% 수준인 미국 4대 은행에 비해 훨씬 높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대출액의 2%에 달하는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담보인정비율(LTV) 80%를 넘는 차주에게 보증보험료(PMI)까지 부담하도록 한다.


은행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 등을 따져봐도 국내 은행이 '이자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5대 은행의 작년 ROA는 0.45~0.68%다. 1000원의 자산을 굴려 연간 4.5~6.8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미국 4대 은행의 ROA는 1%에 가깝다.


○'완전 경쟁' 대안 아냐


은행 수가 늘어난다고 예금금리는 오르고 대출금리는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경쟁이 심화하면 은행들은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을 쉽게 내주고, 부실자산이 늘어나면 '금융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하는 은행 건전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엔 2008년 금융위기가 미국 중소 은행들의 과당 경쟁에서 촉발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앨런 펭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지방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경쟁이 치열해지자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을 대폭 낮췄다. 부실대출이 쌓인 결과 2008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자산 등 규모가 클수록 수익성과 건전성을 달성하기 쉬운 은행업의 특성상 '완전 경쟁'은 적합한 대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도산하면 국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은행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소상공인, 중소기업 분야 등 필요한 영역에 한해 경쟁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보형/빈난새/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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