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부인한 디어유는 '급락'
"매각 여부, 주체, 금액 불확실해 투자 유의해야"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이 비음악 자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키이스트의 주가가 날아올랐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제작과 연예기획업을 겸하고 있어 음악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키이스트는 2080원(21.87%) 급등한 1만1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에스엠이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디어유는 8.06% 떨어졌다.
주가 상승세는 철저히 개인이 주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억원과 8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6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량도 하루 만에 50배 이상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키이스트의 급등세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서 타 회사에 비해 키이스트가 소외된 경향이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키이스트에 매각설이 나오자 상승 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키이스트의 시총은 약 2266억원으로 SM C&C(508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주가는 올랐지만 개미들은 혼란에 빠졌다. 한 투자자는 포털 종목토론방에 "에스엠이 키이스트를 매각하는 건 키이스트에 악재 아닌가요? 왜 오르는 거죠?"라고 질문했다. 다른 투자자는 "에스엠보다 (키이스트 대주주로) 더 좋은 회사가 있는지 모르겠다, 매각은 악재 아닌가"하는 의견을 냈다.
앞서 에스엠은 키이스트, 디어유, SM C&C 등 비음악 회사의 지분이 매각 대상에 올랐다는 보도에 "비핵심자산 매각은 검토 중"이라면서도 "디어유의 경우 매각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키이스트와 SM C&C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이 세운 드라마 제작·연예기획사로 2018년 3월 에스엠이 5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현재 에스엠은 100% 자회사인 에스엠스튜디오스를 통해 키이스트를 경영하고 있다. 에스엠스튜디오스의 지분은 28.38%다.
에스엠이 인수한 뒤 키이스트의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20년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이후 흑자 규모를 줄이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키이스트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영업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키이스트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 사람만' 한 편만 편성돼 키이스트의 수익이 저조했다"면서도 "올해는 '별들에게 물어봐', '비밀은 없어' 등 4편의 드라마가 방영돼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6일 이성수 SM엔터 공동대표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P)라는 회사를 세워, 에스엠이 해외 레이블사와 정산하기 전 6%의 수수료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설명자료를 내고 이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에서 허용하고 있는 해외 프로듀싱은 에스엠과 무관한 개인적인 프로듀싱을 의미한다며 CTP를 통한 프로듀싱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에스엠과 하이브는 서로의 주장에 재반박하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시장의 눈은 에스엠의 기업설명회로 향한다. 오는 20일 오후 2시 에스엠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행사에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며 콘퍼런스콜(전화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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