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따른 3월 '빅스텝' 가능성 부각으로 하락했다. 8일 국내 증시는 파월 쇼크에 따른 미 증시 급락, 원달러 환율 급등, 미국 국채 단기물 금리 상승 등 여파로 파고에 휩싸일 전망이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2.78%, MSCI 신흥 지수 ETF는 1.70% 각각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16.8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5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1%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 증시가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적인 발언으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달러화의 강세가 뚜렷해 NDF 원달러 환율을 감안할때 원화 약세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친강 중국 외교 부장의 발언 등으로 미중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에 민감한 외국인 수급은 단기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금일에도 개인 수급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중소형주,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업황 고유 및 수급 이슈로 인해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성장주들은 금리 상승 여파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7일(현지시간) "최종적인 금리 수준은 이전에 전망한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록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율을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소비자 지출, 제조업 생산, 인플레이션에 대한 1월 지표에서는, 우리가 불과 한 달 전에 봤던 완화 추세가 부분적으로 역전됐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보장된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인 사례는 성급하게 정책을 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이 길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단번에 5.0∼5.25%로 올라간다. 이는 지난해 12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 상의 최종금리 전망치 중간값(5.1%)과 일치한다. 따라서 3월 FOMC에서 공개되는 새 점도표에서는 연준이 예상하는 최종금리 전망치가 상당폭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574.98포인트(1.72%) 하락한 3285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05포인트(1.53%) 떨어진 3986.3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5.41포인트(1.25%) 밀린 11530.33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상원에서 한 증언과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0% 수준으로 높였다.
파월의 발언이 나온 후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1bp 이상 올라 5%를 돌파했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1bp 오르는 데 그친 3.97%에 머물러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100bp를 넘어섰다. 장단기 수익률 역전 폭이 -100bp를 넘은 것은 지난 198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단기금리는 연준의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고, 장기물 금리는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을 가격에 반영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금융과 부동산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했다. 기술과 산업, 유틸리티 관련주도 1% 이상 떨어졌다.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뉴욕유가도 하락했다.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8달러(3.58%) 하락한 배럴당 77.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달 28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 대립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동료들과 함께 이러한 내용의 서면 보고서를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산하 경제정책소위원회에 제출했다.
의회가 여러 달 동안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즉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2008년과 비슷한 금융위기가 발생해 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잔디 이코노미스트 등은 경고했다. 이와 같은 '깊은 경기침체' 시나리오는 "경제에 대재앙적 타격"을 가해 현재 3.4%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실업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저자들은 추산했다.
의회가 빠르게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더라도 '가벼운 경기침체'는 피하지 못할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실업자는 100만 명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정부 지출을 확 줄이라'는 공화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상당한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균형예산 달성을 위해 연방 지출을 급격히 줄일 경우에도 미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져 26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디스 팀은 연방정부의 보유 현금이 소진되는 'X 데이트'를 오는 8월15일로 예상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NYT 인터뷰에서 "유일한 현실적 선택지는 의원들이 타협해 적시에 부채한도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다른 어떠한 시나리오도 상당한 경제적 타격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매출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이른바 '호황형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분야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컸는데 이는 경기 반등에 따른 원자재가 인상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 중 현재 작년 실적이 공시된 80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86조9014억원, 164조678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1.8%포인트 감소한 7.5%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비용 증가를 꼽았다. 경기 반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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