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적자 70억 달러 넘어…여행수지 적자는 3배로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적자가 7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3배 수준으로 커진 결과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천만달러(약 5조9천664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1월 2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12월 배당소득 수지 증가 등으로 힘겹게 흑자(26억8천만달러) 전환에 성공했지만, 두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세부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74억6천만달러 적자였다. 4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15억4천만달러 흑자)과 비교해 수지가 90억달러나 급감했다.
우선 수출(480억달러)이 작년 1월보다 14.9%(83억8천만달러) 줄었다. 선박을 제외하면 18.0% 감소한 수치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뒤 5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3.4%), 철강 제품(-24.0%), 화학공업 제품(-18.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31.4%), 동남아(-27.9%), 일본(-12.7%)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반대로 수입(554억6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1.1%(6억2천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승용차(65.9%), 곡물(6.1%) 등 소비재 수입이 3.9% 늘었다. 하지만 원자재 수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5.3% 줄었다. 원자재 중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통관 기준) 감소율이 11.0%, 12.4%에 이르렀다.
서비스수지 역시 32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8억3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24억4천만달러나 커졌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1억2천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18억9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17억7천만달러 축소됐다. 1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79.5%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사이 5억5천만달러에서 거의 3배인 14억9천만달러로 불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63억8천만달러)는 전년 1월(18억7천만달러)보다 45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56억6천만달러)가 1년 새 45억5천만달러나 늘었는데,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이 본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송금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 8일 금융·경제 이슈 분석을 통해 "본원소득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어 무역수지 적자를 완충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부터 해외자회사 배당금 익금 불산입 제도 신설로 배당금 유입 확대로 본원소득 수지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월 중 6억4천만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7억7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1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36억9천만달러, 54억달러 늘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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