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불똥 독일까지 튀었다…이번엔 '도이체방크' 위기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은행 줄도산 여파가 스위스에 이어 독일에도 상륙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위기설이 재점화되면서다. 미국과 유럽의 당국자들은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금융위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20bp(1bp=0.01%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0bp를 밑돌았던 도이체방크 CDS 프리미엄은 이날 2018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경색 위험이 높아지면 함께 오르는 파생상품이다. 이날 장중 한때 15% 가까이 밀렸던 도이체방크 주가는 소폭 회복해 1주당 8.54유로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웃국가 스위스에서 발생한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 사태 후폭풍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합병하는 조건으로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한 170억달러 규모의 코코본드 AT1을 전액 상각 처리토록 했다. 은행들이 자본조달 방식으로 활용해온 AT1이 부지불식 간에 휴지조각이 되면서 "은행채는 안전하다"는 전통 인식이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0.41%, 0.56%, 0.31%씩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도이체방크의 재정 상황이 크레디트스위스만큼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 등이 제기되면서다. 미국과 유럽의 당국자들이 재빨리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선 영향도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유럽 정상회의 직후 "도이체방크는 크레디트스위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미 재무부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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