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주식 보상금을 제공하면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200억달러(약 26조원)로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인수 당시 평가액 440억달러(약 57조2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약 1년 후 일부 지분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주식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위터가 향후 "쉽지는 않지만 2500억 달러(약 325조 원) 이상의 가치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부여되는 주식의 가치가 10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위터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재편돼 다시 스타트업이 되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였다면서 트위터가 파산하지 않기 위해 이런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기업가치 급감은 대형 광고주 이탈 등 트위터가 머스크에 인수된 이후 직면했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머스크 인수 당시 공동투자자였던 피델리티도 지난해 11월 트위터 주식의 평가액을 인수가의 56% 수준으로 낮춰 계상했다.
트위터는 다른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몇 년에 걸쳐 주식 보상을 제공해 왔으나, 머스크 인수 이후에도 그런 제도가 유지될지, 비상장사로 전환된 만큼 이를 현금화할 방법이 있을지 등 의문이 제기됐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성과에 따라 상당 규모의 주식을 포함한 보상을 제공할 것이며, 3월 24일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세운 우주·항공기업으로 역시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에서도 직원들에게 주식을 보상으로 제공하고, 상장사와 달리 주식을 내다 팔 기회를 갖기 힘든 만큼 회사가 정기적으로 주식을 매입해주고 있다고 이 회사의 전 직원이 전했다.
다만 회사가 매입할 주식의 총가치를 정하기 때문에 주식을 현금화하려는 직원들이 모두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최근 지속해서 상승해 전·현직 직원들은 주식 매각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실제로 최근 공모에서 스페이스X의 가치는 1400억 달러(약 182조원)로 평가됐는데, 이는 2018년 평가액 305억 달러(약 39조7000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감독 당국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트위터는 비상장 전환 전인 2021년 주식 보상으로 6억3000만 달러(약 8187억원)를 지출했으며,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 당시 직원 주식 보상 주식을 인수가인 주당 54.2달러(약 7만4000원)에 현금화할 수 있는 권리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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