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로 유입된 현금뭉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수백조원의 뭉칫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은행의 건전성 불안이 계속되자 은행 예금을 빼내 안전투자처인 MMF로 자금을 옮겨 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 제공업체 EPFR 자료를 인용해 "이달에만 2860억달러(약 371조8000억원) 이상이 MMF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최대 유입량을 찍은 달로 기록됐다.
골드만삭스 MMF에는 SVB가 파산하기 전날인 3월 9일 이후 약 520억달러가 흘러들어왔다. 아이머니네트 자료에 따르면 동기간 JP모건과 피델리티는 각각 460억달러, 370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MMF에 유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달 들어 급격한 자금 유입으로 인해 지난 22일 기준 MMF 전체 자산은 사상 최고치인 5조1000억달러로 뛰어올랐다"고 추산했다.
이 자금은 주로 미국 중소은행들의 예금에서 빠져 나온 돈으로 분석됐다. Fed의 자료에 의하면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간 미국 전체 은행의 예금 규모는 984억달러가 줄어들었다. 대형 금융기관에 예치된 금액이 670억달러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중소형은행에서 자금 이탈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JP모건은 "최근 2주 동안 지방 중소은행에서 빠져나간 예금 규모가 5500억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연이은 파산 이후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소은행에 돈을 맡기는 데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대형은행이나 MMF에 돈을 옮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의 애쉬 샤 최고투자책임자(CIO) "현재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분산이 잘 돼 있는지, 현재 포트폴리오가 나의 투자 성향에 잘 맞는지 전면 재검토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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