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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스톡런?…찰스 슈와브도 위험하다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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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와 마찬가지로 장기 채권에 대거 투자
금리 오르면서 채권 가격 하락...손실 커져
영국 중앙은행 "시장이 은행 약점 시험하고 있어..매우 경계"

Sundry Photography / Shutterstock

미국의 자산 7조 달러(약 9123조원)의 금융회사 찰스 슈와브가 스톡런(대규모 증권 매도) 위기에 놓였다.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마찬가지로 투자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장기채권에 담았다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찰스 슈와브 경영진은 충분한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의심은 가시질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불안 심리가 SVB를 시작으로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 방크, 찰스 슈와브까지 금융회사를 돌아가며 약점을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확산 중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금 간 7조달러 제국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저금리를 기반으로 건설된 7조 달러 제국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찰스 슈와브가 2020년과 2021년 저금리 당시 장기 채권에 대거 투자했는데, 최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찰스 슈와브가 채권 손실 급증의 증거로 지난해부터 매도가능증권이 급격히 줄고 대신 만기보유증권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한 사실을 들었다. 매도 가능 자산으로 분류했던 채권을 만기 보유 자산으로 옮겨 채권 평가손실을 줄이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찰스 슈와브의 매도가능증권은 지난해 초 2720억달러였지만 지난해 말 1279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만기 보유 증권은 같은 기간 1053억달러에서 1731억 달러로 늘었다.


장부 기재 기준을 변경해도 채권 손실을 다 만회할 순 없었다. 블룸버그에 따른 3년 전까지 찰스 슈와브 장부에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매도가능증권의 미실현 손실이 없었지만 지난 3월엔 50억 달러 이상으로 불었다.


찰스 슈와브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순이자수익(net interest revenue)에 의존하는 것도 급격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순이자수익이란 금융 회사가 고객의 돈을 예치 받아 줘야 하는 이자와 대출 및 투자 등으로 얻은 자산운용 수익의 차이를 뜻한다. 금융회사로선 금리가 올라갈수록 고객의 자산 수익률을 올려야 할 부담이 생긴다.


그런데 최근처럼 고금리가 이어지고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고객들로선 증권 계좌보다 대형 은행의 예금 계좌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찰스 슈와브는 연례 보고서에서 "2022년 단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결과, 고객이 특정 현금 잔고를 고수익 대안으로 이전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찰스 슈와브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주가도 연일 내려가는 추세다. 28일 찰스 슈와브의 주가는 전날보다 1.84% 하락한 53.85달러를 기록했다. SVB 사태가 가시화한 3월 8일 이후 25% 급락한 수치다.


찰스 슈와브 경영진은 진화에 나섰다. 월트 베팅어 찰스 슈와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찰스 슈와브는 다른 은행과 달리 은행도 소유하고 있는 등 현금 1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베팅어 CEO는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예금이 100% 바닥나더라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의 약점 테스트"


일각에선 시장이 불안한 심리를 스스로 잠재우기 위해 금융회사의 약점을 돌아가며 시험해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BOE) 총재는 이날 의회에서 "지금의 상황은 2008년과 다르며 시장은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조그마한 단서도 확대해석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꼽혔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최근 하루 거래량이 한건에 불과하지만 시장 불안의 원인이 됐다. 지난주 독일 도이체방크의 주가 급락도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나타났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안드레아 엔리아 ECB 감독위원회 의장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CDS 시장을 국제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며 "불과 수백만 유로만으로도 주요 은행의 CDS 프리미엄을 움직이고 주가도 흔들 수 있으며 심지어 예금인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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