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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 없는 나이지리아 직원에게 급여 지급한 비법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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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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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 '데이터 쪼가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쓸모가 없다는 겁니다. 암호화폐 거래를 폰지 사기 식의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상당합니다. 블록체인 업계가 그동안 암호화폐의 유용한 사용 사례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영향이 큽니다. 엠투벤처스는 암호화폐의 쓸모를 찾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입니다. 암호화폐의 편의성에 주목해 글로벌 금융 산업 혁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백종찬 엠투벤처스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백종찬 엠투벤처스 대표. 엠투벤처스 제공

백종찬 엠투벤처스 대표는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 펜부시 캐피털과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컨설턴트 출신이다. 그는 펜부시 캐피털에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 근무하기도 했다. 2018년에 해외 유명 블록체인 인사들을 대거 초청한 '분산경제포럼'을 개최해 주목받기도 했다. 엠투벤처스는 지난해 해외 유명 블록체인 투자전문 업체인 코인베이스벤처스, 알라메다리서치, 갤럭시디지털 등으로부터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다음은 대표와 일문일답.


Q. 엠투벤처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2019년에 창업한 회사입니다. 투자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벤처 기업을 만드는 회사라고 해서 벤처 스튜디오라고도 합니다. 법인명이고요. 서비스명은 다릅니다. 서비스 여러 개를 만들려고 합니다. 벤처 하나를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개 하면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으니깐요. 지금은 겟핍닷컴이라는 플랫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겟핍닷컴을 만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지금 글로벌 인터넷 결제 시장은 스트라이프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결제 방식이나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회사죠. 스트라이프는 전부 법정 통화 결제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스트라이프가 작동하지 않은 국가도 많아요. 스프라이프를 사용하려면 이용자가 결국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계에는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은행 계좌를 만들 수가 없거든요. 대부분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이유는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금융 소비자의 신용을 측정하기 어렵거나 해당 국가가 처한 경제 상황 때문이죠.


Q. 겟핍닷컴로 금융 서비스 소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A.저희는 웹3.0 방식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불리는 법정 화폐의 가치와 연동된 암호화폐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겟핍닷컴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면 구동이 됩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만 50억 명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그중의 3분의 1 정도인 17억 명은 은행 계좌가 없어요.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어떤 금융 서비스도 이용하기 힘듭니다. 이런 이들에게 암호화폐 등 웹3.0 방식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Q. 구체적인 활용 사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나이지리아에 사는 프리랜서 직원과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알고 먼저 연락왔습니다. 영어로 저희 서비스를 소개하는 글을 잘 써줄 테니 고용할 생각 있냐고요. 단어당 0.2달러 정도로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원은 은행계좌가 없습니다. 계좌를 만든다고 해도 수수료를 내야 하고 송금하는 데 시간이 걸리죠. 겟핍닷컴을 이용했습니다. 회사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구입해 그 직원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비용을 지급했습니다. 그 직원은 지금은 너무 많은 기업과 일을 해서 인건비가 단어당 0.8달러로 올랐습니다. 나이지리아의 하루 평균 성인 소득이 6달러 정도 합니다. 그 직원이 하루에 400단어짜리의 글을 매일 쓰면 나이지리아 평균 성인 소득의 연봉의 8배를 버는 셈이죠.


Q. 단순히 금융 서비스 이용자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네요.

A. 은행 계좌가 없는 나이지리아의 16세 친구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겁니다. 나이지리아의 탄광에서 일을 한다거나 해당 국가가 처한 경제 상황에서 받는 임금 수준을 넘어서는 거죠. 이런 것은 결코 전통적인 금융에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통 금융 시스템은 돈과 정보가 분리돼 있어요. 돈은 은행에서 주고받죠. 관련 정보는 스위프트 코드나 국내에서는 금융기관이 다루죠. 웹3.0 산업의 블록체인 기술에서는 돈이 정보처럼 움직입니다. 마치 메시지를 보내듯 돈이 움직이는 거죠. 나이지리아 친구는 은행 계좌도 필요 없고 아무것도 없이 너무 간단하게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거죠.


Q.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나요.

A. USDC, USDT, BUSD 등 세 가지를 사용합니다. 이들의 자금 규모가 200조원 이상입니다.


Q. 겟핍닷컴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요.

A. 토스 같은 송금 서비스로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송금 대상이 암호화폐라는 것만 다르죠. 기존 금융 서비스와 달리 송금 방식이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에 돈을 보내고 싶으면 브라우저 익스텐션 기능을 활용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게시물에 겟핍닷컴 서비스('소셜 페이')를 첨부합니다. 마치 트위터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트위치의 스트리머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없는 송금 기술입니다. 관련 특허를 취득했죠.


Q. 다른 기능도 궁금합니다.

A. '핍미'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소셜 페이'의 브라우저 익스텐션 활용은 PC에서만 가능합니다. 모바일에서도 암호화폐 송수신을 돕는 것이 핍미죠.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자신의 계정을 보여주는 간단한 개인 소개 온라인 서비스 '링크트리'라고 있습니다. 핍미는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개인 프로필에 암호화폐 수신, 보유 NFT 소개 등의 기능을 담았습니다. 일정 금액의 암호화폐 송수신을 쉽게 할 수 있는 '페이 버튼'과 '페이먼트 링크스'라는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어치 BUSD 받을 수 있는 버튼을 바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버튼을 온라인 게시글 근처에 붙이면 별도의 은행 계좌 연결 없이 게시물 구독자에게 후원을 받을 수 있죠. 카카오톡으로 암호화폐를 담아서 보낼 수도 있습니다.


Q. 이런 암호화폐 송수신 서비스가 지금까지 없었나요.

A. 그동안 웹3.0 산업에서 암호화폐는 대부분 트레이딩 대상이었죠. 일종의 도박장이었잖아요. 그냥 암호화폐를 사고팔기만 하고요. 처음에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화폐처럼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가격 변동성이 커서 힘들었습니다.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는 스테이블코인이 나왔습니다. 이제 결제 역할도 하기 시작했죠.


Q. 겟핍닷컴 이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A. 지난해 2월 첫 서비스인 '소셜 페이'를 출시했습니다. '핍미'는 작년 4월에 나왔는데 6월에 이용자 10만명이 넘었습니다. 누적 송금액은 100억원을 돌파했고요. '페이먼트 버튼' 서비스의 하루 송금 건수는 1만 건이 넘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누적 송금액 25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올 1월에 '페이먼트 링크스'를 출시했습니다. 현재 하루 이용자 수는 1500명 정도 됩니다. 78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이용량이 많은 국가는 인도네시아입니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올해 안에 별도의 모바일 앱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서비스를 만들 겁니다. 회사 목표는 금융의 자유를 수출하는 것입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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