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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넘던 시총이 4000억 됐다…잘나가던 유니콘 기업 '비명'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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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두나무·야놀자 시총 5분의 1토막…데카콘 탈락
장외시장 살펴보니…올해 유니콘도 3분의 1 줄어

'혁신 프리미엄' 사라져

빗썸, 3조 넘던 시총 4000억으로
전자책업체 리디 몸값도 50% 뚝

IPO 기대감에 투자자 몰렸지만
오아시스 등 상장 실패 경험하자
"성장테마론 한계" 실망 매물 폭발

'데카콘'은 머리에 10개 뿔이 달린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이다. 벤처업계에선 기업가치 10조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을 가리킨다. 세계적으로 데카콘 반열에 오른 기업은 80여 개에 불과하다. 한국에선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두나무, 야놀자 등 3사가 2021년 기업가치 10조~30조원으로 거래되면서 데카콘에 합류했다. 하지만 올 들어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 벤처업계 불황 등이 겹치면서 데카콘 '명함'을 줄줄이 반납하고 있다.


○데카콘, 고점 대비 70~80% 폭락


6일 비상장 주식거래소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6조8608억원(주당 3만9000원)에 거래됐다. 2021년 11월 고점(29조3781억원·주당 16만7000원) 대비 시가총액이 76.6% 감소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3조6780억원(주당 10만6000원)의 가치에 거래됐다. 2021년 11월 고점(18조7368억원) 대비 80.2% 급락했다. 레저 플랫폼 야놀자는 2021년 5월 11조9815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이 4조2288억원으로 급감했다.


많아야 고점 대비 반토막에 그치고 있는 주요 상장 기업과 달리 이들 데카콘 가치가 5분의 1 토막 난 것은 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을 계기로 혁신의 가치에 부여되던 프리미엄이 꺼진 점이 핵심 이유로 꼽힌다. 한 비상장 주식 담당 펀드매니저는 "유동성이 넘쳐나던 시기에는 데카콘이 일궈낸 혁신의 가치에 높은 가격을 부여했다"며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을 평가하던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들 기업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분기마다 1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시중은행과 비교되면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3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두나무는 개당 9000만원에 육박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3분의 1 토막(3700만원대) 나면서 충격을 받았다. 야놀자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치솟았지만, 벤처업계 불황에 동반 충격을 받으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유니콘 탈락도 속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 기업들도 무더기로 명찰을 내놓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작년 말까지 선정한 22개 유니콘 중 적어도 7곳은 올 들어 기업가치가 1조원 밑에서 거래됐거나 그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컬리는 최근 장외시장에서 주당 2만3000원에 거래되면서 시가총액이 8886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1월 초(4조4817억원) 대비 80% 쪼그라들었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와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코리아도 장외시장에서 시총이 각각 4013억원, 4045억원으로 급감했다.


전자책 1위 업체 리디는 일부 주주들이 종전 기업 가치 대비 절반인 8000억원 수준에 주식을 내놨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위메프는 동종 기업이자 유니콘이었던 티몬이 몸값을 2000억원으로 낮춰 매각된 것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1조원 미만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옐로모바일, 엘앤피코스메틱 등은 장기간 투자가 끊긴 '좀비 유니콘'으로 불린다.


올 들어 컬리, 오아시스 등이 기업공개(IPO)를 철회·연기한 것은 국내 주요 유니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거품이 끼었다는 점을 보여준 결정적 계기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아시스는 9670억~1조2535억원의 시총을 목표로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관들이 '반값'을 제시하면서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컬리도 비슷한 이유로 1월 상장을 연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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