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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나스닥 직행 포석?…잇단 M&A에 클라우드 사업 확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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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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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가 플랫폼'이란 슬로건을 내건 야놀자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여행·항공에 집중하는 전략이 눈에 띕니다.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건을 승인하면서 사업 재편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는 잇단 인수합병(M&A)에 나서며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가시화하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최근 야놀자의 사업 개편과 맞물린 글로벌 전략을 분석해봤습니다.

야놀자 상장 움직임에 '밀크 코인' 급등?


이른바 '야놀자 코인'으로 불리는 '밀크(MLK)'가 최근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 5~6일 이틀간 90%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야놀자가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 등이 퍼지며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밀크 코인은 지난 5일 최저가 405원을 찍은 뒤 급등해 6일 오전에는 772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률은 90.6%에 이른다. 이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553원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7일 오전 770원까지 오르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밀크는 2019년 9월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통합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밀크 앱을 통해 파트너사의 마일리지를 교환할 수 있다. 쿠폰, 상품권 등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밀크 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밀크는 야놀자를 비롯해 롯데멤버스, 신세계면세점, CU, 인터파크, 메가박스, 진에어, 에어아시아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밀크 코인은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움직임이 감지될 때마다 급등하곤 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른 뒤에 급락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심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놀자는 2021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뒤 나스닥 상장이 예고돼 왔다. 당초 지난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벤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이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투자 혹한기인 지금은 반토막 수준인 5조원 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치는 꺾였지만 야놀자의 성장 가능성은 적지 않다. 매출은 매년 크게 늘고 있고, 흑자 경영도 이어가고 있다(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돈도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여력이 그만큼 충분하다는 뜻이다. 2021년 말 인수한 인터파크의 일부 사업부(쇼핑·도서) 등을 매각하면서 적잖은 투자 회수도 이뤄졌다. 글로벌 호스피탈리티(호텔 등에서의 접객)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다.


클라우드에 힘 실어주는 야놀자

야놀자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노리고 2019년 설립한 야놀자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싱가포르에 2019년 설립됐고, 한국에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라는 자회사를 2021년 세웠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최근 호텔객실관리시스템(PMS) 등을 운영하는 미국 인소프트를 830만달러(약 110억원)에 사들였다. 인소프트는 PMS를 비롯해 온라인여행플랫폼(OTA) 관리 채널, 호텔 예약 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세계 호텔·여행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DX)을 목표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170여 개국에 60여 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동안 북미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호텔 및 숙박 산업이 성장해왔지만 디지털 전환은 더딘 편이었다. 야놀자클라우드가 인소프트를 인수한 배경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자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인소프트가 보유한 네트워크, 인프라, 운영 노하우 등을 결합해 북미 시장을 겨냥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예컨대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등을 고속도로 인근 호텔이나 비즈니스호텔 등에 도입해 이용자들이 24시간 체크인·체크아웃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호텔 운영 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지난달 말 북미 여행업체 호퍼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두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AI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교류할 예정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호퍼가 보유한 항공·호텔·렌터카 등 여행 상품과 '호텔 가격 보증제도' 등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야놀자는 클라우드 사업을 글로벌 확장을 위한 열쇠로 보고 있다. 2019년부터 가람정보시스템, 이지테크노시스, 젠룸스, 산하정보기술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키워온 이유다.


야놀자클라우드 출범 뒤에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왔다. 작년에는 인도의 프리미엄 호텔 솔루션 기업 인키인포시스템즈에 투자했고, 올해 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동행하며 알라이즈트래블, 위고그룹 등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야놀자, 비주력 사업 매각 속도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해오던 야놀자에 지난달 말 희소식이 들려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건을 최종 승인한 것이다. 앞서 야놀자는 2021년 말 인터파크 지분 70%를 약 3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성공적인 투자 회수가 이뤄질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여행·항공·공연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파크의 당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숙박 시장에서 야놀자와 인터파크가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인터파크는 항공·공연 부문 월간 순방문자 수가 130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며 빠르게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인터파크는 야놀자에 인수된 뒤 여행 전문 플랫폼 트리플과의 합병했다.

야놀자는 공정위 승인이 떨어진 뒤 곧바로 인터파크 사업 재편에도 나섰다. 공정위 발표 사흘 만에 인터파크커머스(인터파크에서 쇼핑·도서 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 지분 전량을 큐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여행·항공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는 야놀자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큐텐 역시 티몬 등을 인수하며 쇼핑 사업을 키워온 터라 인터파크커머스는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합작해 2010년 설립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지난 6일 위메프까지 사들이며 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큐텐은 네이버·신세계·쿠팡에 이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4위로 올라섰다.


야놀자가 큐텐에 인터파크커머스를 매각한 금액은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5월 인터파크 음악사업부를 비욘드뮤직에, 8월에는 렌터카사업부를 제주패스 운영사 캐플릭스에 매각했다. 이들 사업부 매각액은 600억원 규모다. 야놀자가 인터파크 인수 뒤 회수한 돈만 2100억원가량인 셈이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사업부 가운데 여행·항공과 공연·티켓 부문은 남겨뒀다. 인터파크 공연·티켓 부문은 국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크고, 여가와 연관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놀자는 B2B 사업은 야놀자클라우드에 몰아주고, 여행·항공 등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리플·데일리호텔·인터파크 등을 합병해 숙박 예약부터 항공 티켓 발권, 패키지 상품 연계에 이르기까지 사업 체계를 종합적으로 갖추기도 했다. '여가의 A to Z'를 꿈꾸는 야놀자의 철학과 일치하는 행보다.


야놀자는 지난달 여행 전문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도 설립했다. 야놀자가 쌓아온 데이터와 퍼듀대, 경희대 연구 역량을 활용해 여행산업 지표를 개발하고 분기별 동향 리포트 등을 발행할 예정이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여행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최대 3~4%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을 이을 한국의 든든한 기반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꺾인 영업이익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야놀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야놀자는 지난달 말 2022년 연결기준 재무 실적을 공개했다.


야놀자는 작년 연결 매출 60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3302억원) 대비 83% 늘었다. 야놀자 플랫폼의 매출 증대와 야놀자클라우드의 성장, 인터파크 인수 효과 등이 더해진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보다 89% 감소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증가한 투자 비용이 영업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야놀자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인수해온 회사들에 지급한 수수료가 크게 불어난 것이다. 멤버사 지급 수수료는 2021년 615억원에서 지난해 1654억원으로 168% 폭증했다.


야놀자의 지난해 무형자산 상각 및 스톡옵션 비용 등을 제외한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473억원이었다. 조정 EBITDA 역시 전년에 비해 39% 감소했다.


야놀자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1095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 전체 매출에서 야놀자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5.45%, 2021년 10.20%, 2022년 18.11% 등으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야놀자클라우드가 회사의 중추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는 얘기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야놀자는 나스닥 상장 등을 위해서는 클라우드 등 B2B 사업의 확대가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국내 1위 여행 플랫폼을 넘어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성과를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벤처 혹한기를 견뎌내고 나스닥으로 향할 수 있을지, 방향을 선회해 국내 IPO 시장을 노릴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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