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7일)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에 따른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긍정적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2차 전지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 금융 등 경기 민감주들도 들썩이고 있어 코스피가 2500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0일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상승 강도에 대해선 전문가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지난 7일 뉴욕 증시는 '성금요일의 날'로 휴장,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염승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 국내 증시 강보합권 출발할 전망"이라며 "지난 금요일 삼성전자 감산 발표가 SK하이닉스의 현금흐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며 미국 시간외 선물이 상승 전환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한 개별 종목들의 시간 외 부진은 부담"이라며 "이를 감안한 한국 증시는 소폭 상승 출발이 예상되지만, 변동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대내외 주요 매크로 및 실적 이벤트에 영향을 받으면서 2500포인트선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주(10~14일) 미국 뉴욕증시에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은행들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3월 CPI는 12일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3월 CPI가 전년 같은 달보다 5.1%, 전월보다 0.4%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물가 지표여서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FOMC는 5월 2~3일 예정돼 있다.
이번주에는 3월 FOMC 회의 의사록도 공개된다.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생각이 드러날 수 있어 이목이 쏠린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중국 증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주도한 가운데 상승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45%, 선전성분지수는 0.85% 올랐다. 상하이증시는 닷새, 선전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일에 중국 국가통계국이 3월 물가지수를, 13일에 관세청이 3월 수출입 지표를 발표한다. 공장 출고가 등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PPI) 상승(하락)률 예상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3%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6개월 연속 지속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장바구니 물가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예상치는 1.9%로 전월(1.0%)보다 올라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수출 증감률(전년 같은 달 대비)은 작년 10월 -0.3%를 시작으로 지난 1~2월 -6.8%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선진국 경기 둔화에 따른 주문 감소로 수출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수입 증감률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 철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분기부터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입 지표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의 3월 고용지표는 한국과 미국 증시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3만6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23만8000명을 소폭 밑돌았다. 전달 32만6000명보다는 크게 줄었다. 미국의 3월 실업률은 3.5%로 전달 3.6%보다 낮아졌다. 이에 대해선 고용 둔화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염 이사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명을 상회하는 등 고용은 둔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ISM 제조업, 서비스업 경기도 크게 둔화되어 물가 하락 압력을 높일 전망이어서 미국 금리인상 기조는 종료되었다"고 판단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을 공식 발표한 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대규모 매수세가 시작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컨센서스(7200억원)을 하회하는 성적표를 내놨지만,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번주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뿐만 아니라 국내 전반적인 증시의 수급 여건이 개선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금요일 폭등세를 연출했던 2차전지주에서 반도체, 바이오 등 여타 소외 업종으로의 수급 로테이션이 일어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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