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업체의 대량 정리해고가 이어지면서 회사를 나온 사람들이 테크업계가 아닌 다른 업종이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있다. 빅테크가 선망의 직장이던 시절이 끝났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이 이전에는 많은 연봉을 주며 이름값이 높은 빅테크에서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지만 대량 정리해고 뒤에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직장의 안정성과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더 우선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정리해고 데이터를 추적하는 레이오프닷에프와이아이에 따르면 빅테크에서 구조조정으로 사라진 일자리가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33만여개, 올 들어서만 약 16만8000여개에 이른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테크가 아닌 업종으로 옮기거나 녹색에너지, 인공지능 같은 분야의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다. 일자리 데이터업체 레벨리오랩스에 따르면 비테크업계로 이직한 사람의 비율은 2009년 중반 이후 약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말 50% 아래로 떨어진 뒤 상승 반전해 지난 2월 기준 51% 수준까지 올라왔다.
대부분 회사가 중소기업인 테크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업종으로 이직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보안, 기술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고용이 많았다. 빅테크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한 엔지니어는 "약 20%가량 급여를 적게 받지만 제품 개선에 자신이 기여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어 보람차다"며 "빅테크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도 채용에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후기 단계는 현금을 절약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등처럼 유망한 분야에서 최근 자금조달에 성공한 곳들은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식음료업체나 소매업체들로도 기술기업 출신의 인재들이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타났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채용을 동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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