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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CPI에도 미 증시 하락…연말 '리세션' 가능성 보는 연준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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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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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미 증시,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 지표에도 하락하는 모습이 나왔는데요. 오늘 시장 움직임 이끈 주요 포인트, 하나 하나 짚어볼까요.


<기자>

개장 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지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시장은 반짝 환호했습니다. 3대지수 선물 모두 상승하는 흐름이 나왔었는데, 개장 이후 상승세가 사그라들다 현지 시간 오후 2시를 기점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오며 미 증시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FOMC 회의록 공개 시점이 이 때였습니다.


CPI 자체는 시장의 추정치보다 소폭 낮게 나왔습니다. 1년 전보다 5.0% 상승했죠. 월가의 추정치 중위값은 5.1%였습니다. 특히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중고차와 주거비 부문을 제외한 '슈퍼코어 인플레이션'도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고요. 아직은 물가가 높기는 하지만, 3개월 추세를 볼 때 1년 전 7%대였던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이 4.5%대로 내려온 데다가 3월 물가 세부 지표에서도 물가가 낮아지고 있는 점들이 확인됐습니다.


식품 부문에서는 집에서 식사를 하는 비용 관련 물가가 한 달 새 0.3% 빠지는 디플레이션도 관측됐고요. 윌렛어드바이저의 창립자인 스티븐 랫트너가 이 부문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주거비 물가가 '반환점을 돌았다'는 분석도 내놓았죠. 집세 계약 성격상 긴축정책에 후행하는 주거비 물가가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데이터가 나온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장밋빛 긍정론보다 개장 후 나온 새로운 소식에 더 주목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증시 당일 등락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지표가 CPI였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앵커>

보통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긴축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는데, 오늘은 왜 그렇지 않았을까요.


<기자>

실제로 스티펠은 CPI 데이터 발표 직후 "예상보다 낮은 월간 상승률이 연준이 긴축 정책을 일시 중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요. 그동안의 주식시장 흐름을 고려한 의견이지만 오늘은 이 분석이 무색하게 시장이 움직였죠.


오늘 장의 또다른 변곡점인 FOMC 회의록에 나온 내용들이 시장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자극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연준 내부의 전망이 바뀐 부분에 시장이 주목했다는 뜻인데, 이번에 공개된 3월 회의록에는 올해 말 경기침체가 시작되어 실업률이 2024년 초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번 FOMC 회의록이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 우려를 자극했다는 식의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공개된 회의록에는 '일부 관료들이 은행권 문제가 없었다면 3월 기준금리 0.5%p 인상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문장이 적혔고요. 은행권 위기로 예상되는 신용 경색 문제가 경제를 얼마나 둔화시키기 위해 알아보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주시할 필요가 있고, 다가오는 금리 결정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제매체 배런스는 오늘 나온 회의록이 5월 기준금리 결정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고요.


연준 회의록에 적힌 '경기침체'라는 단어와 함께 지난 회의록보다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늘어난 것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은행 위기 이후 경제 전망의 틀을 설정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건데, 이것은 기존 전망이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번 회의록에는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15차례 이상 사용됐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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