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록은 타이탄, AI21랩스, 앤트로픽, 스태빌리티AI 등 복수 모델 이용 가능
"기업이 원하는대로 복수의 모델 활용해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MS, 구글 이어 아마존까지 가세.."생성형 AI 시대, 스마트폰 전환기와 비슷"
아마존이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AWS를 앞세워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었다.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AI 챗봇을 출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과 달리 AWS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아마존은 13일(현지시간) AWS의 사용자가 복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사용해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베드록(Bedrock)'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LLM은 사용자들이 대화형으로 입력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훈련된 AI 프로그램이다. 챗GPT로 생성형 AI 열풍을 불러온 오픈AI가 최신 LLM인 GPT-4를 공개한지 한 달 만에 아마존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4개 AI 모델 이용 가능
AWS가 이번에 공개한 생성형 AI 서비스 '베드록'은 복수의 LLM을 지원한다. 그 가운데 핵심은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타이탄'이다.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LLM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텍스트 생성을 위해 설계됐다.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학습해 콘텐츠를 요약하거나, 블로그 게시물의 초안을 작성하거나, 개방형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텍스트 생성를 원하는 사용자는 스타트업 AI21랩스와 앤트로픽의 모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앤트로픽은 구글이 지난 2월 3억달러를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스태빌리티 AI가 개발한 모델을 사용하면 텍스트를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AW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이들 LLM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판매, 고객이 둘 이상의 생성형 AI 기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애덤 셀립스키 AWS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이 다양한 목적을 위해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한 특정 모델이 모든 고객 혹은 한 고객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객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LLM을 활용해 원하는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바수브라마니언 부사장은 "꽤 오랫동안 LLM 분야에 투자해 왔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앱 아마존에서 제품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음성비서 알렉사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 다만 AWS는 타이탄이 학습한 데이터의 양이나 크기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용료도 밝히지 않았다. AWS 고객은 이날부터 제한된 기간동안 미리보기로 베드록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102.40달러로 4.67% 상승했다.
○'맞춤형' AI 서비스 제공
베드록의 가장 큰 특징은 맞춤형 서비스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원하는 뛰어난 LLM을 훈련하는 데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고객들은 이미 개발된 훌륭한 기본 모델에서 작업한 뒤 이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자 정의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고객의 니즈에 맞춘 AI 서비스가 바로 베드록"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자사의 데이터로 아마존의 LLM 타이탄을 맞춤형으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고객의 데이터가 다른 목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AWS 데이터베이스 머신러닝 부문을 맡고 있는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언 부사장은 "타이탄을 학습하는 데 이용되지 않으며 경쟁사를 포함해 다른 기업이 해당 데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AI 모델이 광범위한 웹페이지의 집합을 사용하는 데 비해 타이탄은 문서 내부의 캐시와 같은 고객의 데이터만 사용하기 때문에 기업에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한 회사의 데이터가 다른 회사의 데이터와 공유되고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기업 고객에 초점
아마존의 가세로 빅테크들의 생성형 AI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MS는 오픈AI에 지금까지 120억달러를 투자해 생성형 AI 기술을 검색엔진 빙을 포함해 워드 엑셀 등 생산성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키고 있다. 구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바드'를 내놓고 검색엔진과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탑재하려고 하고 있다. AI 문서 스타트업 코다를 이끄는 시시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전세계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며 "기업들이 생성형 AI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기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에 비유할 정도로 대전환기라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개인 소비자를 겨냥한 AI에 투자해온 MS나 구글과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외부 AI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AI 기술이 뛰어난 회사를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에 끌어오는 전략이다. AWS 기능을 통합하려는 기업 고객들을 위한 중립적인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스타트업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AWS는 스스로를 클라우드 빅테크의 '스위스(중립국)'으로 마케팅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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