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등 2차전지株 질주에
11개월 만에 코스닥 900선 진입
개인 신용 잔고는 10조 돌파
"주가 변동성 확대 경계해야"
올 들어 개인 '사자' 외국인 '팔자'
코스닥지수가 11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코스닥 상위 종목들이 장을 견인했다. 일각에선 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과열되면서 개인들의 '빚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일 코스닥지수는 1.07% 오른 903.8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9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5월 4일(900.06)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연초부터 상승가도를 달렸다. 올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32.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5.5%)의 두 배를 웃돈다. 세계 주요국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코스닥 상승세는 2차전지 등 일부 섹터의 기업들이 주도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약 5배 올랐다.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도 2배 넘게 상승했다. 이들 '에코프로 형제주'는 이번 주 들어 다소 조정받았지만 이날은 다시 오름세로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0.66%, 에코프로비엠은 3.35% 올랐다.
코스닥지수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자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도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1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4일(10조1348억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다시 10조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석 달여 만에 30.8% 급증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중순부터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르고 있다. 연초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잔액이 코스닥보다 약 1조원 많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늘어난 코스닥 신용잔액은 대부분 2차전지 관련주가 주도했다"며 "이들 업종의 주가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닥시장 활황은 개인이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4조721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조1230억원, 2950억원어치를 팔았다.
공매도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1월 835억원 △2월 1767억원 △3월 2887억원 △4월 3769억원 등으로 불어나고 있다.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대차거래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13일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80조4570억원이다. 공매도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일부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액은 9587억원, 에코프로는 4094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업황 호조와 기대감을 반영한 목표주가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과열 상황"이라며 "추가적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문형민 기자 moon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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