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가 물가 안정 수단으로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기로 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디지털 화폐를 고육지책으로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국영매체인 선데이 메일을 인용, 짐바브웨 정부가 자국 통화인 짐바브웨 달러 가치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금 가치와 연동된 디지털 화폐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존 망구디아 짐바브웨 중앙은행 총재 발언을 통해 앞으로 짐바브웨 달러를 금에 연동된 디지털 통화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망구디아 총재는 선데이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토큰이 금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바브웨는 2009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당시 계란을 사기 위해 1000억 단위의 자국 화폐를 써야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짐바브웨 정부는 인플레를 통제할 목적으로 자국 화폐를 없애고 미국 달러 등 외국 화폐를 법정 통화로 인정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경기회복을 위해 2019년에 짐바브웨 달러를 다시 도입했다. 그러다 물가가 잡히지 않자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변경했다. 지난해엔 금화를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도 자국 통화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쓰고 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남아공은 과잉 유동성을 해소하고 자국 화폐인 랜드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화를 도입했다. 하지만 남아공 랜드의 공식 가치는 달러당 1000랜드 정도지만 시장에선 달러당 1750랜드에 거래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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