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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예금금리에 신물난 美 개인투자자들, 국채에 65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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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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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zero‧0) 수준에 가까운 예금 금리에 신물 난 미국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양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국채 수익률이 높게는 5% 수준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2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월 '트레저리다이렉트(TreasuryDirect)'를 통해 미 투자자들이 사들인 국채 규모는 484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한다. 트레저리다이렉트는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사들일 수 있는 웹사이트다.


개인들의 국채 매수 규모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해 왔다. 작년 3월까지만 해도 이 수치는 134억달러였는데, 1년 새 3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지난달 신규 발행액 중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국채의 비중은 3.7%였다. 월별로 보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직후였던 1년 전 이 수치는 1.1%에 불과했다. 4월 들어서도 첫째 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신규 발행된 국채의 3.8%를 매입했다.


2차 시장에서의 국채 거래도 빈번하다. 미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는 자사 플랫폼 내 전체 채권 거래 규모가 최근 9개월 동안 약 8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서 마케팅과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스티브 샌더스 부사장은 "예금 계좌는 비교 우위를 잃었고, 트렌드는 트레저리다이렉트와 인터랙티브브로커스로 옮겨가고 있다"며 "지방채, 회사채,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슈워브의 슈워브금융연구센터 소속 수석 전략가 캐시 존스는 "은행 예금 대비 매력적인 수익률 덕에 국채 수요는 연초부터 강했다"며 "은행 위기를 기점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에 집중하게 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미 대형은행들은 제로에 가까운 예금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예금이 급증한 덕에 수익률을 높일 유인이 딱히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4.75~5.00% 수준인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급격하게 벌어졌다. 국채 수익률은 5.02%(3년물)까지 오른 상태다.


변수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다. 미 연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지 않으려면 의회에서 오는 6월까지 부채한도를 늘리는 안이 통과돼야 한다. 미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1월 이미 법정 한도(31조4000억달러·약 4경2000조원)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7월 말, 8월 초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하락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현재로서는 은행 예금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국채 매입세는 지속되리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빌 오도넬 씨티은행 전략가는 "몇 년간 채무자(borrower)들은 저축가(saver)들의 희생하에 황금기를 누려왔다"며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드디어 저축가들의 황금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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