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1337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달러 투자자들은 중장기달러 약세 전망을 근거로 오히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4월3일~25일) 사이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를 19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비율의 2배를 수익으로 얻어가는 상품이다. 1월(-134억원), 2월(92억원), 3월(48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달러 환율 하락 비율만큼 수익이 나는 'KODEX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는 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마찬가지로 1월(-64억원), 2월(11억원), 3월(15억원)에 비해 순매수액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2X ETF'와 'KODEX 미국달러선물ETF'는 각각 -53억원, -38억원 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오르자 '고평가 됐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 평균 1100원대 였던 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근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간의 변수는 있겠지만 기간을 중기 이상으로 보면 고평가된 환율이 지금 수준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전날 미국 리서치기관 BCA에 따르면, 주요 국가간 구매력(PPP)을 비교했을때 달러는 약 18%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 주요국과 미국의 금리격차 축소될 것이란 관측도 달러약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가간 금리격차가 클수록 자금 이동으로 인한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BCA는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달러보유 비중을 축소하는 점도 달러 약세를 가져올 변수로 꼽았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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