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긴축 속도조절 가능성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가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품기로 했다. 미국 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불안해진 시장을 달래기 위해 예외 조항까지 마련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매각하는 길을 택했다. 미국에서 붕괴한 은행은 올해만 네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은행위기가 진화될지, 또 다른 공포로 번질지 주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JP모간체이스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모든 예금을 인수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미국 금융당국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폐쇄하는 동시에 수취인을 일단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 변경해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JP모간체이스가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인수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 3월 폐쇄된 실버게이트, 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올 들어 미국에서 네 번째로 문을 닫은 은행이 됐다. 이 소식은 미국 시간 새벽에 발표됐다. 글로벌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증시 개장 전에 긴급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정부가 우리와 다른 기업들에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며 "재무 건전성, 역량 및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예금보험기금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실행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예금의 10% 이상을 보유한 은행은 현행법상 다른 은행을 인수하지 못한다. JP모간체이스는 예금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미 규제당국은 파산 위기에 놓인 은행은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올해 들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까지 약 97%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6억5000만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985년 제임스 허버트가 설립했으며 부유층 고객에게 대출해주고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자금을 유치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손실이 커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2억6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분기에 1000억달러(약 134조원)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지난달 24일 알려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27일부터 FIDC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자력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매각되더라 도 미국 은행들이 전반적인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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