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분기 실적 선방…"아이폰이 다 했다"
전체 매출은 2분기 연속 감소
애플의 대표 제품인 아이폰이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늘었고 고가 모델 수요가 탄탄했던 덕분이다. 단 애플의 올 1분기 전체 매출은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애플은 1분기(자체 2023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94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순이익은 3.4% 줄어든 241억6000만달러였다.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웃돌긴 했지만 외형 자체는 줄었다. 이로써 애플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연속으로 줄어든 건 10년 만에 세 번째이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후로는 처음이다.
하지만 애플의 대표 제품인 아이폰이 거둔 성과는 돋보였다는 평이다. 이 기간 아이폰 매출은 51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시장 추정치(487억달러)를 웃돌았다.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4.6% 감소(시장조사업체 IDC 추정)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이폰 매출이 1.5% 늘어난 건 상당한 성과라는 게 중평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늘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에서 스위처(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전환하는 사용자)와 최초 구매자 지표가 매우 좋다"고 했다.
애플은 지난달 인도에서 첫 번째 소매점을 여는 등 인도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아이폰 고급화 전략도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에 따르면 최고가 모델인 아이폰14 프로맥스가 전체 아이폰 매출의 24%를 차지했고, 아이폰14 프로는 22%로 집계됐다.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802달러에서 지난 분기 988달러로 23.2% 상승했다. 아이폰 매출 증가는 부품 부족과 공급망 문제가 완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아이폰을 제외한 다른 기기는 경기 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PC 사업부인 맥의 매출은 31%, 아이패드 매출은 13% 줄었다. 대신 서비스 사업 부문의 매출은 209억1000만달러로 5.5% 증가했다. 서비스 사업에는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앱스토어, TV+ 스트리밍 등이 있다.
이날 애플은 9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분기 배당금도 주당 24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4% 인상하기로 했다. 실적 발표일에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99% 하락한 165.79달러로 마감했다가 시간외거래에선 2.49%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이 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