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바이든-매카시 3차 회동 예정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이견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곧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기조를 보였던 바이든과 매카시….
현지 시각 19일. 우리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 실무진 차원의 부채한도 협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따라서 이날 증시는 해당 소식에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점차 부채한도 협상 향방이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오늘은 주말 사이 있었던 내용들을 짚어보고 부채한도 협상 시나리오 별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하원 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와 지난 9일과 16일 2차례 만났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2차 협상에서 그나마 긍정적이었던 건 실무진 차원의 논의는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한 건데요. 하지만, 19일 공화당 실무협상팀이 민주당 측과의 입장차이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고요. 이후 이날 밤 실무진 협상이 재개됐기도 했으나, 결국 현지 시각 20일 캐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협상을 일시 중단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협상이 다시 한번 더 중단된 거죠.
왜 실무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는지도 짚어볼까요. 일단 공화당과 민주당은 연방정부 지출 감소 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가 소식통을 인용하며 보도한 바에 따르면요. 공화당은 향후 10년간 매년 예산 증가율을 1%로 제한하는 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이 제시한 방안에 민주당은 국방을 비롯한 일부 예산은 그대로 유지된 상황에서 예산 증가율을 제한한다면 다른 부문은 최대 30%까지 예산이 삭감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대신 일부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10년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해당 안에 공화당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출은 실질적으로 줄지 않는다며 반대했습니다.
실무진 차원의 협상이 중단된 직후 매카시 의장과 바이든 대통령은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현지 시각 20일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과 민주당이 물러서지 않아 월요일 전에 시장을 안정시킬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돌아올 때까지 부채한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매카시 의장과 귀국길에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면서도, 이제는 공화당이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만으로는 초당적 합의에 이를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후 나온 보도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과의 전화통화가 건설적이었다고 말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하고 난 뒤인 현지 시각으로 월요일.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는데요. 실무진 차원의 협상은 일요일 오후 6시부터 재개된다고 합니다. 서로 날을 세우고 있지만 결국 협상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일단 상황은 다시 긍정적입니다.
이렇게 협상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다보니, 일각에서는 협상 시나리오별로 경제에 어떤 충격이 미칠지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월스트리트 저널은 월스트리트 저널은 세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파급 효과를 정리했습니다. 정리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 그러니까 벼랑 끝 대치 속 양측이 막판에 합의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협상이 결국 합의에 이르더라도 불확실성으로 소비, 기업 투자 등이 위축되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부채한도 협상이 6월 1일. 그러니까 재무부의 현금이 마를 것으로 추정되는 X-데이 시한 이후에 타결된다면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 그 충격은 더 커지는데요. 특히 6월 1일이 지나고 나면 재무부는 사회보장지출을 줄이는 대신 채무불이행을 막기 위해 국채 이자 등은 우선적으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UBS의 계산에 따르면 이 경우에도 올해 미국 경제는 3분기부터 연율 -2%로 역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요. 4분기에는 성장률이 -2.3%까지 후퇴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최악의 시나리오죠. 결국 부채한도 협상이 실패해 '노딜'로 끝날 가능성인데요. 물론 월스트리트 저널은 노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주요 기관들은 2008년 당시보다 더 심각한 금융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 증시는 45%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UBS는 만약 혼란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경제는 당장 2분기부터 역성장해 내년 1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하리라 봤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지만 디폴트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시나리오는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옐런 장관이 말한 디폴트 시한인 6월 1일. 정확한 디폴트 날짜는 아닙니다. 재무부 현금이 이쯤 마를 거란 추측에 기반한 날짜인데요. 최근에는 재무부 현금이 1천억 달러 아래로 하락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물론 분기 말 세금이 들어오는 6월 15일까지 재무부가 버틴 하면 디폴트 기한은 6월 말까지도 연장 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건 경제에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내일로 예정된 3차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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