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오는 24일 나스닥100지수에서 빅테크 가중치를 재분배하는 '특별 리밸런싱'을 단행한다. 올 들어 빅테크 주가가 급등하며 소수 기업들이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시가총액 '3조 달러'를 기록한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과 테슬라 등 6개 기업이 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나스닥의 이번 특별 리밸런싱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은 특정 종목들이 과도하게 집중돼 지수를 왜곡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기 또는 특별 리밸런싱을 단행한다.
리밸런싱의 배에 대해 카메론 릴자 나스닥 지수 상품 및 운영 부문 부사장 겸 글로벌 책임자는 "지수에 연동되거나 지수를 벤치마킹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증권거래위원회 분산 규정을 적용받는다"며 "이들의 규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별 리밸런싱은 나스닥 지수에서 4.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총 비중이 전체 지수의 48%를 초과하는 경우 실시할 수 있다. 나스닥은 리밸런싱을 통해 이 비중을 40% 밑으로 낮춰야 한다. 앞서 1998년과 2011년 두 차례 실시됐다.
외신들은 이 기준에 맞춰 나스닥100에서 비중이 낮아질 기업을 6곳으로 추정했다. 지수에서 약 12.9%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12.5%를 차지하는 애플, 엔비디아(7.0%)와 알파벳(7.4%), 아마존(6.9%), 테슬라(4.5%)다. 합산 비중은 총 51.2%에 달한다.
이 종목들은 올 들어 인공지능(AI) 붐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수 내 비중을 키웠다. AI 칩으로 주목받은 엔비디아는 올 들어 196%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39%)와 알파벳(31%)도 힘을 받았다. 애플과 아마존도 50%씩 올랐다. 지난해 부진했던 테슬라도 150% 뛰었다.
6개 상장사의 연초 대비 평균 상승률은 62%다. 나스닥100 평균 주가 상승률의 3배 수준이다. 지수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크리스 하비 웰스파고 전략가는 "이번 재조정으로 대형 기술주에 단기적으로 역풍이 불겠지만, 지속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재조정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도 있다. 줄어든 빅테크 기업들의 비중을 대신 메꿀 기업들이다. 웰스파고는 스타벅스와 제과업체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온라인 여행사 부킹 홀딩스,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 수술로봇 전문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 등을 꼽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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