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의 경쟁이 속도를 내면서 관련 스타트업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SK GS LS 등 대기업이 뛰어든 데가 거주 공간의 전기차 충전기 의무설치가 늘면서 규모의 싸움뿐만 아니라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12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완속 충전기 업체 '빅3'로 꼽히는 에버온이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KDB 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L&S벤처캐피탈, 산은캐피탈, 나우IB캐피탈,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서울투자파트너스, 이앤벤처파트너스 등 국내 유수 투자사들이 참여하면서 당초 목표금액인 3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투자자들은 매년 2배씩 고속 성장 중인 충전기 인프라 매출 실적에 주목했다. 에버온은 전국에 약 3만대에 이르는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기존 주유소와 달리 전기차 충전소는 가입자가 있는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 현재 10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에버온은 최근 디지털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모바일 앱을 개편했다. 최근 선보인 '바로ON' 서비스는 충전 시 카드태깅이나 QR 인증 절차가 필요 없이 모바일 앱에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충전 개시·종료가 가능하게 했다. 알뜰 충전 및 포인트, 쿠폰 사용 등 신규 앱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또 전국 24시간 이내 출동 서비스 '에버온 크루'도 확대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유동수 에버온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미래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전기차 충전기는 20만5205기로 2021년 대비 약 10만기 증가했다. 이중 거주지에 설치되는 완속충전기는 18만4468대,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에 주로 설치되는 급속충전기는 2만737대 규모다.
완속 충전기 시장은 현재 30여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에버온은 보급량 기준 파워큐브, 차지비와 함께 '빅3'로 분류된다. 이어 GS커넥트, 스타코프, 플러그링크, 휴맥스이브이, 이지차저 등이 활발히 충전기를 확대하고 있다. 에버온은 지난해 SK네트웍스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GS에너지는 차지비 지분 50% 이상을 약 500억원에 인수했으며, 플러그링크 역시 지난해 LS네트웍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관련 법 개정으로 완속 충전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새 아파트의 경우 총주차면의 5%, 구축 아파트의 경우 2% 이상 규모로 전기차 충전기를 3년 이내 의무 설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거주 공간 의무 설치 비율은 향후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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