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서 허용으로 분위기 반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잇따라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인수 거래를 중단해 달라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데 이어 인수 불허 결정을 내렸던 영국 규제당국도 최종 결론을 미뤘다. MS가 이들 기관과의 절충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더버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14일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 기한을 6주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CMA는 지난 4월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저하'를 이유로 MS의 블리자드 인수 불허 결정을 잠정적으로 내렸다. 최종 보고서는 오는 18일까지 나올 예정이었다.
CMA는 이번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CMA의 우려에 대해 MS가 새로운 제안을 한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MS가 CMA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영국 내 게임에 대한 클라우드 기반 시장권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CMA가 인수 허가로 입장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MS의 블라자드 인수는 미 법원에서 FTC의 인수거래 중단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급변하는 분위기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지난 11일 "FTC는 이 합병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FTC는 MS의 인수 거래를 중단해달라며 항고했지만, 지난 14일 미 항소법원도 1심 법원과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이 때문에 FTC가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MS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미 법원의 결정 뒤 CMA는 MS가 경쟁 저하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바꿔오면 다시 검토하겠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하려면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 집행위는 앞서 승인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들을 개발한 업체로, 게임 이용자는 전 세계 4억 명에 달한다. MS는 지난해 초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 규모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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