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허덕이는 프랑스…8년 만에 정부 지출 줄인다
프랑스 정부가 내년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어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프랑스 정부는 전년 대비 42억유로(약 6조원) 삭감한 2024년 예산안을 16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했다. 프랑스가 정부 지출을 전년보다 줄이는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예산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감소율은 3.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프랑스 정부 지출은 3560억유로다.
프랑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비용을 가정 및 기업에 보조해주는 정책에 할당한 지출을 종전 217억유로에서 77억유로로 축소했다. 민간 사업자가 신축 건물을 임대 목적으로 매입하면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피넬' 제도도 개편하고, 임차인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대출도 축소할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가 지출 삭감에 나선 이유는 유럽연합(EU)의 재정 개선 목표 때문이다. 지난달 EU 재무장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을 3% 밑으로 낮추고, 정부 부채 한도는 GDP의 60%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프랑스의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중은 2017~2019년엔 평균 3% 미만이었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2020년엔 9%로 확대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임기 내 3% 아래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4.9%로 예상되는 재정적자 비중을 내년에 0.5%포인트 줄여야 한다. 2026년까지 3.2%로 내린 뒤 2027년에 2.7%를 맞추는 게 목표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111%에서 2027년 108%까지 낮출 계획이다.
단 재정 지출을 늘리는 분야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관련한 지출을 내년에 70억유로 늘릴 예정이다. 교육 인프라 확대를 위한 지출은 올해보다 39억유로 증가한 642억유로, 국방 예산은 33억유로 늘어난 472억유로로 책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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