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이 늘면서 미국의 전체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시장이 뜨거워진 배경에는 여성 노동자들이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의 핵심노동인구(25~54세) 중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77.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월(77.0%)보다 높았다. 남성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89.2%로 상승추세였지만 2019년 초보다는 낮았다.
여성의 노동 참여가 늘면서 전체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3.5%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노동수요가 급증하면서 여성의 노동참여가 늘었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윌리엄 로저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경제연구소 소장은 "고용주들이 인력을 뽑을 때 더 이상 까다롭게 굴거나 선택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출산율 감소도 노동 참여를 이끈 요인으로 꼽혔다. 여성들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육아 책임을 덜 수 있었다는 얘기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출생아 수는 366만명으로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보다 65만5000명 줄었다.
줄리아 폴락 집리쿠르터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주가 가족 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하거나 정부가 그런 정책을 요구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7.1%로 캐나다(85.6%)와 프랑스(84.6%), 영국(82.9%) 등에 못미쳤다. WSJ는 "다른 나라보다 미국의 육아 보조금이 적어 미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았다"며 "하지만 최근에 미국 고용주들은 임금을 인상하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의 노동 참여가 늘면서 핵심노동인구층이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하고 있다. 전체 노동인구 중 5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계속 증가했다. 이후 10년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줄고 있다.
WSJ는 "핵심노동인구 증가가 베이비붐 세대의 이탈을 상쇄하면서 전체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가 냉각되면 이같은 추세는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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