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주가 2배 넘게 뛰었다…'단타 천국' 된 종목들
"1주일 새 거래대금 880배 늘어난 종목도"
국내증시에 '2차전지 광풍'이 불면서 배터리 관련 소형테마주들이 '단타천국'이 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일주일 사이 880배 이상 불어나는 종목이 생겨날 만큼 단기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별다른 실적은 없어도 2차전지 분야에 진출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테마에 묶인 다수 종목들이 주로 '단타'의 대상이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네트웍스의 전날 하루 개인 거래대금은 1567억원이었다. 한달 전인 지난달 30일만해도 LS네트웍스의 거래대금은 1억 3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1일(1억7000만원)까지도 비슷한 규모가 유지됐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가격 폭등과 함께 단기거래도 급증했다. 매출의 98%가 의류 및 부동산 임대 사업에서 나오는 LS네트웍스가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이면서다. 정작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건 다른 계열사인 LS MNM 등이었지만, 거래는 LS네트웍스에 쏠렸다는 설명이다. LS네트웍스의 주가는 이번주에만 137.66% 상승했다.
거래대금이 급증한건 다른 소형테마주도 마찬가지다. 2차전지 소재 리튬 관련주인 리튬포어스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하루 개인 거래대금이 123억원이었지만, 전날 1895억원으로 15배 넘게 늘었다. 하이드로리튬 역시 145억원이던 거래대금이 한달새 1869억원으로 불어났다. 두 기업 모두 아직까지 2차전지 관련 매출은 없다. 하지만 두 기업이 3년 내 공장을 완공하겠다며 착공식을 연데 이어, 국내 전남 신안에서 리튬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소식까지 나오면서 리튬관련 테마주들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신성델타테크(8000만원→105억원), 미래나노텍(135억원→1025억원), 이녹스(24억원→111억원), 삼아일미늄(139억원→436억원), 대주전자재료(122억원→720억원) 등도 한달새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났다. 모두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이며 이달들어 각종 주식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 각광받았던 종목들이다.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은 소형테마주들에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해석이다. 시가총액과 주당 가격이 대형주들에 비해 작아 주가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만큼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리튬포어스는 지난 24~26일 사이 3일만에 17.82%가 급락했고, 하이드로리튬 역시 같은 기간 17.87% 떨어졌다.
특히 소형테마주들이 특정 세력의 타겟이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가격 상승후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개인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단기투자가 몰리는 몇몇 종목은 과거 무자본 M&A 및 전환사채 관련 주가조작 논란이 있었던 기업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같이 특정 테마가 '초강세'를 보이는 장은 주가조작 세력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이라며 "호재를 흘리고 가격을 띄운뒤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물을 넘겨 차익을 실현하는 형태의 주가조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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