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2차전지 관련주가 다시 폭등하고 있다. 오는 8월 11일 MSCI한국지수 종목 변경을 앞두고 대장주인 에코프로가 편입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규 자금 유입 기대와 과열 우려가 교차하고 있어 2차전지 종목들이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에코프로는 9.33% 오른 120만7000원에 마감했다. 2거래일간 22.5% 오르며 지난 26~27일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82%), POSCO홀딩스(3.72%), 포스코퓨처엠(3.33%) 등도 강세를 보였다. 금양은 18.64% 오르며 종가 기준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SK이노베이션과 엘앤에프는 각각 13.98%, 7.97% 급등했다. 대장주인 에코프로가 급등하자 소외 종목들이 키 맞추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 26~27일 급락세를 되돌리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주가를 견인하는 힘은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다. 에코프로는 8월 11일 MSCI한국지수 편입이 유력하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패시브 자금이 물량을 받아줄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가 MSCI한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1조7400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유안타증권은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9900억원이 들어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 1년간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9962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금양은 편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편입에 성공할 경우 1590억~2563억원 수준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계적으로 운용되는 패시브 자금은 지수 편입이 발표되면 가격에 관계없이 주식을 담아야 한다. 종목 교체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틈을 타 물량을 떠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주요 주가지수 편입 전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가가 이미 폭등한 에코프로와 금양의 경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자금 유입 기대와 차익 실현 욕구가 교차할 수 있어서다.
줄어드는 매수세는 주가 상승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25일 4036억원에 달했던 외국인의 에코프로 순매수 규모는 이날 112억원으로 감소했다. 주가를 들어올렸던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개인 매수세는 약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개인들은 에코프로를 489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6319억원 팔아치웠다.
급증하는 공매도도 부담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잔액 1~3위는 모두 2차전지 종목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26일 기준 공매도 잔액이 7435억원에 달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조2654억원, POSCO홀딩스는 1조1664억원이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MSCI지수 종목 변경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신규 자금 유입, 차익 실현, 공매도가 뒤엉키면서 2차전지 종목들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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