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평균값인 40%에서 반토막
파산 우려 점차 확산
미국 채권 시장에서 신용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놓인 회사채에 대한 회수 금액이 사상 최소치를 찍어서다. 우려가 커졌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건 탓에 투자부적격 채권(정크본드)에 손을 뻗는 투자자들은 늘고 있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간은 이날 신용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 12개월간 미국 하이일드 채권(고위험·고수익 채권)에 대한 회수율은 19.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5년간의 연 평균값인 40.2%를 크게 밑돌았다. 레버리지 대출(고위험 대출)의 경우 지난 12개월간 회수율은 39.7%로, 24년 연 평균값(64.3%)을 하회했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발행한 고위험 고수익의 채권을 말한다. 레버리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기업 자산을 담보로 일으킨 대출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신용위기의 전조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디폴트를 선언한 회사의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더 적은 금액을 돌려받는다는 설명이다. 신용 상품의 신뢰도를 담보하던 기반이 무너졌다는 우려도 확산했다.
'파산 쓰나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위험 채권 시장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서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과 레버리지론 규모는 2021년 3조달러로 2008년 이후 두배 이상 커졌다. 부실채권 및 대출 규모는 올해 들어 5900억달러를 넘겼다. 부실 채권은 미국 국채와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10%포인트(1000bp) 이상인 채권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정크본드 판매가 2021년에만 4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비금융 기업 부채비율은 작년 2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1.3%에 달한다. 전 세계 기업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를 유지하던 시절 돈을 쉽게 빌려 쓰며 부실자산을 키웠다.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지만,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허약한 상태다. 지난해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수준을 급격히 인상하자 파산을 선언한 기업이 속출했다. 올해 들어 이미 미국에서만 120개 이상의 대형 기업이 파산했다.
무디스는 전 세계 투기 등급 기업의 채무불이행률이 6월 말 기준 3.8%에서 내년 5.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2008~2009년 당시보다 높은 수준인 13.7%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고위험 채권에 베팅했다.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월등히 높아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등급 CCC인 회사채 수익률은 올해 들어 10%를 기록했다.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인 6%를 웃돈다. 투자적격 회사채 수익률은 2.4%에 불과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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