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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또 규제하기 전에"…'중국 한정판 칩' 쓸어담는 中 빅테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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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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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에 50억달러어치 생성형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기술 갈등 격화에 따라 미국 정부가 새로운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가하기 전에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바이두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의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인 A800을 올해 납품 물량만 10만개 가량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엔비디아는 세계 AI용 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A800을 확보하기 위해 들인 비용은 총 10억달러에 달했다. 또한 2024년에 납품받을 물량도 40억달러어치 선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AI용 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당시 A100·H100 등 주력 제품군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린 엔비디아는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다. A100 등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버전인 A800과 H800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챗GPT 대항마를 개발하기 위한 열풍이 불면서 중국 기업들 간에 A800를 비축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바이트댄스측 관계자들에 의하면 회사에서는 최근 코드명 그레이스로 불리는 생성형 AI 개발 테스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바이트댄스는 이미 최소 1만 개 가량의 엔비디아 칩을 쌓아두고 있지만, 내년에 추가로 7만 개를 주문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는 챗GPT와 유사한 형태의 '어니봇'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의 한 직원은 "엔비디아 칩이 없으면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학습을 진행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엔비디아 칩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 간 경쟁으로 인해 A800 가격이 50% 이상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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