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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도 中 부동산에 2.3조 물렸다 '초비상'…커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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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기사출처
中 부동산 경기 급랭…亞 금융시장은 '몸살'

7월 신규주택 가격 낙폭 커져
부동산 개발업체 자금난 악화

위안화 가치 16년 만에 최저
코스피 1.7% 닛케이 1.4% 하락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부동산 관련 그림자 금융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7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0.23%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 내림세로 전환한 지난 6월(0.06% 하락)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디폴트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중국 매출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중국 국유 부동산 개발업체 위안양 등은 최근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부동산발(發) 쇼크가 중국 금융권에 미치는 여파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대형 신탁회사 중룽국제신탁은 당초 알려진 것(10종)보다 많은 총 30종 상품의 만기 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로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2%, S&P500지수는 1.16% 하락했다. 영국 FTSE지수는 1.57% 떨어졌다. 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위기에 전날 발표된 중국 7월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6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조정받았다. 한국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76%, 2.59%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2%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46%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7.29위안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위기 진화나선 中…51兆 투입·주식 매도 금지령


中 집값 하락에 저성장 우려…불안감 확산 亞 금융시장 '흔들'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 디폴트 우려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중국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줄도산 공포가 부동산신탁회사의 유동성을 악화하는 가운데 주택 가격 하락세까지 가속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금융당국은 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단기금융시장에 투입하는 한편 자산운용사에 주식 순매도 금지령을 내리는 등 시장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신규 주택가격 2개월 연속 하락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70개 도시 중 49곳에서 신규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떨어졌다.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출 규제 완화와 각종 금융 지원 등 다양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올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신규주택 가격은 6월에 전월 대비 0.06% 떨어진 데 이어 7월엔 0.23% 하락폭이 더 커졌다. 투자은행 UBS의 왕 타오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적인 주요 정책이나 재정 지원이 없으면 부동산 시장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실물 경제 성장세 둔화, 부동산 개발회사의 디폴트, 부동산 관련 그림자 금융상품 부실의 출발점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경착륙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자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7일 만기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계약을 통해 2970억위안(약 51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다. 지난 2월 이후 단기 자금 투입 규모로는 최대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는 자국 자산운용사에 자국 증시 주식을 하루 기준 순매도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루 매도 규모가 매수 규모를 초과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블랙록·피델리티도 물렸다


컨트리가든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월가 금융사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11일 기준 컨트리가든의 달러 표시 채권 3억5190만달러어치(약 47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HSBC와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는 6월 말 기준 컨트리가든 채권을 각각 3억4360만달러, 3억100만달러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피델리티(1억8710만달러)와 JP모간체이스(1억1600만달러) 등도 투자했다. 컨트리가든 채권을 많이 보유한 10개 기관투자가의 투자 규모 합계는 17억6230만달러(약 2조3600억원)다.


컨트리가든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30일 후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디폴트 처리된다. 컨트리가든이 채무 구조조정을 하면 역외 채권자는 국내 채권자보다 후순위에 놓여 제대로 보상받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도미노 디폴트가 발생하면 글로벌 증시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2015년 여름 상하이증시 폭락이 뉴욕증시 조정으로 이어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상하이증시는 중국 저성장 우려 등으로 6월부터 8월 말까지 약 40% 폭락했다. 그해 상반기 강세이던 뉴욕증시도 하반기 중국 증시 여파로 조정받으며 다우지수가 연간 기준 2.2% 하락했다.


서구권과 달리 금융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국 정부가 나서면 당장의 위기는 가라앉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제니퍼 매키언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국가적인 백스톱(안전장치)을 사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우려한 것보다 차분한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건설 부문의 구조적 침체는 정부도 막기 어렵다"며 "부동산 침체로 2030년까지 중국 경제 성장률이 2%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최만수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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