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주요 인사들이 금리 전망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피력했다. 긴축(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신호를 보내는 한편 추가 긴축 가능성을 두고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전 세계 경제 지도자들이 모여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연례 잭슨홀 미팅 현장에서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져 있다"면서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어디가 정점인지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미국 경제가 아직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하향 궤도로 바꿀 만큼 둔화되지 않았다"며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올해 통화정책 의결권이 없다.
반면 올해 의결권을 가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CNBC에 "그동안의 긴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현재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제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나는 '제약적인 국면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잠시 내버려 두면 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동결 견해를 밝힌 것이다.
다만 두 총재는 "최근 미 국채 금리의 급등세는 물가를 내리기 위한 Fed의 노력을 보완할 수 있다"는 데에는 둘다 동의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콜린스 총재는 "최근의 높은 시장 금리는 Fed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 데 있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커 총재 역시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오르면 경제를 냉각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Fed 안팎에서는 통화정책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소폭 완화했지만 각종 경기 지표가 예상 밖 호조를 이어가면서 물가 반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탓이다. Fed의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돼 온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올 여름 경제 활동이 회복돼 긴축 사이클을 종료하려던 Fed의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며 "우리가 더 높은 금리의 체제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5분·한국시간 오후 11시 5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조연설이 진행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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