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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ETF 수요에…시장포화 경고등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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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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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확대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신규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이 심화했다는 지적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분산투자 효과 대신 테마 ETF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현상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69개의 신규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1개월 기준으로는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ETF가 출시된 것이다. 한 달 만에 50개 이상 ETF가 시장에 나온 것은 2021년 9월 이후 두 번째다. 69개가 추가되며 올 초부터 지금까지 신규 상장된 ETF 수는 302개를 기록했다.


지난달 신규 출시된 ETF는 대부분 특정 테마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대다수였다. 자산운용사 브룩스톤 캐피털은 지난달 8개의 액티브 ETF를 선보였고, 자산운용사 매튜스와 캐피털그룹도 각 5개씩 액티브 ETF를 시장에 내놨다. 신규 출시된 ETF 대부분이 미국 단기 국채와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상품이다.


시장에선 미국 ETF 시장이 과포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3200개를 넘어섰다. 2020년 2111개에서 3년 만에 1100여개가 늘어났다. ETF가 급증하자 S&P500 등 대표 지수와 미 국채 등 전통적인 투자 자산을 비롯해 정보기술(IT), 우주산업, 인공지능(AI) 등 틈새시장도 이미 '레드 오션'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 들어 상장 폐지되는 ETF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ETF 수는 177개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84개에 그쳤다. 1년 새 상장 폐지된 ETF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요건을 정해놓은 한국과 달리 미국은 전적으로 자산운용사 재량에 따라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운영 비용 대비 수수료가 낮거나, 일일 거래 대금이 기대치를 밑돌게 되면 자율적으로 상장 폐지한다. ETF 시장에서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심화하자 자발적으로 ETF를 청산하는 곳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자산이나 테마에 집중한 ETF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소 8개 이상 ETF를 운용하는 대형 운용사 28곳은 운용자산의 40%를 IT, AI 등 단일 테마에 투자했다. 시장 전체 성과를 추종하는 분산투자 대신 집중 투자를 통해 초과 수익을 달성하려는 전략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정 테마에 집중한 상품이 과잉 공급되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ETF 시장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반박도 나온다.


투자자문사 스트레티지스 시큐리티의 ETF 전략부문장인 토드 손은 "특정 테마에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단지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시장 내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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