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잔인한 진실은 이것"…이·팔 충돌에도 시장 차분
WSJ "대학살 영향이 고용보고서보다 작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할 정도로 이스라엘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주식과 채권, 환율 등 대부분의 지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이 신(新) 중동전쟁으로 비화하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인해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오름세로 전환해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59% 올랐고 S&P500지수는 0.63% 뛰었다. 나스닥 지수도 0.39% 상승으로 장을 끝냈다.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 가치는 소폭 오르고 국제유가는 중동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4% 이상 급등했다. 이날 '콜럼버스의 날'을 맞아 채권시장은 휴장했다.
전체적으로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지난 6일에 비해 변동폭이 작았다. 당시 고용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S&P와 나스닥 지수는 1% 이상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수백만명에 대한 재앙이자 대학살이 고용보고서보다 시장에선 덜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것이 잔인한 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1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32% 올라 2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22% 하락한 13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0.83%까지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급락하며 1% 이상 떨어졌다. 채권시장도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에 대비해 예비군 30만명에게 동원령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24∼48시간 안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NBC는 "현재는 무력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영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선 초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단계"라며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와 기업 실적을 보면서 이스라엘 정세를 좀 더 면밀히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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