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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꼬인' 미국…이란 자금 60억불 재동결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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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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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란, 이스라엘 분쟁에 개입말라" 경고
의회 요구대로 이란 자금 재동결하면 이란 자극
블룸버그 "미국의 중동 정책 난항"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을 향해 "이스라엘 상황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국 내에 동결됐다가 풀린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60억달러(약 8조원)를 다시 동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응이 혼란을 부추기거나 이란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확전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든 이란에 "조심하라" 경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유대인 지도자들을 만나 "이스라엘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보냈다"며 "그리고 이란에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하마스 등을 지원해 이스라엘을 직·간접적으로 공격하거나 혼란 속에서 주변에 있는 미군을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이란이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참전으로 이어져 중동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겨냥한 듯 "제3자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고통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9월 동결 해제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60억달러와 관련해 "향후 가능한 조치를 모두 살펴 보고 있으며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현재 상황에서 앞서 가지는 않겠다"며 "동결 해제된 이란 자산은 카타르에 남아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할 것 없이 "이란자금 동결하라" 압박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란 자산을 다시 동결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의회 내 압박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팀 스콧 공화당 상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악과 대면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제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조 맨친(웨스트 버지니아)과 존 테스터(몬태나),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테미 볼드윈(위스콘신) 등은 바이든 행정부에 직접적으로 이란 자산 동결을 요구했다. 볼드윈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야만적인 테러 공격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될 때까지 60억달러 자산은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이 하마스의 후원자로서 이번 (이스라엘) 공격의 공범"이라며 이란 제재 필요성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알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현재로선 이란이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거나, 작전을 조율했음을 보여주는 정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욕타임스도 "아직까지 이번 사태와 이란을 연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란의 '공모'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60억달러 이란 자금 처리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난항에 빠졌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이란 자산을 재동결하면 지난 8월 미국이 이란과 한 합의가 실수였다는 비판이 힘을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에 묶여 있던 이란 원유 대금 60억달러를 동결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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