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삶 팍팍해질 것"…블랙스톤, 美국채 금리 급등에 경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의 최고 임원이 최근 미국 국채의 금리 급등세를 경고했다. 소비자 지갑 사정을 팍팍하게 만들고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에서다.
조나단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될 것"이라며 경제 둔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날 오후 5시 직후(미국 현지 동부시간 기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001%로 올라섰다. 연 5% 선을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30년 만기 국채도 금리가 연 5.1%로 뛰었다.
그레이 사장은 "통상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자동차 대출 등의 금리가 8%가 되면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면 모든 자산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몇 주 동안의 금리 상승세는 금융 자산들의 가치에 더 광범위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의 최근 경제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긴 했지만, 통화정책을 이렇게 긴축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면 경제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블랙스톤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닝쇼크를 보고했다. 3분기 블랙스톤의 신규 조달 펀드 자금은 250억달러였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20억달러와 2분기 조달액(300억달러 가량)을 모두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그레이 사장은 "(펀드에 자금을 대는) 기관 투자가들이 새로운 주식 펀드에 대한 투자를 내년으로 연기하면서 자금 조달 둔화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 운용사들로 하여금 포트폴리오 기업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은 사모자산군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아폴로글로벌, 칼라일 등 블랙스톤의 경쟁사들은 자금 조달 목표를 대폭 낮췄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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